2024. 7. 17. 10:16ㆍ밀레니얼 경제
충격 커지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
최근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가·오피스텔 등 상업용 부동산은 여전히 ‘거래 절벽’에 갇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점검했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 급감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3만6620건으로 2013년 1분기(3만5300건)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었다. 작년 4분기(4만3089건)보다 15% 줄었고, 전년 동기(7만7355건) 대비로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상업·업무용 부동산은 오피스·상가·오피스텔을 포함하지만, 오피스는 숫자가 많지 않아 집계되는 거래 대부분은 상가나 오피스텔이다.
아파트 시장과 비교된다. 1분기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16만2783건으로 직전 분기(12만9940건) 대비 25.3% 늘었다. 반면 상업·업무용 부동산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부동산 시장 호황기였던 2017년 3분기 11만건을 돌파했고, 작년 2분기까지만 해도 7만~10만건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작년 3분기(5만7902건)부터 급속히 줄고 있다.
◇빈 상가 수두룩
공실률은 크게 뛰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상가 공실률은 13.3%로 관련 통계를 조사하기 시작한 2013년 1분기 이후 역대 둘째로 높았다. 광화문(16.6%), 을지로(15.1%), 강남대로(11.1%), 신사역(12.4%) 등 서울에서 가장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도 상가 10곳 중 1곳 이상이 비어 있다.
주요 아파트 단지 상가들마저 임차인을 찾지 못한 채 비어 있다. 서울 송파에 있는 헬리오시티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2018년 입주해9500세대, 약 2만5000명이 거주해 ‘도심 속 작은 도시’라고 불릴 만한 규모인데, 상가 분위기는 딴판이다. 가장 규모가 큰 상가는 지하철 송파역과 인접한 대로변에 있는데, 1층 약 20개 점포 중 6~7곳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지하로 내려가면 더 썰렁하다. 지하철역과 이어지는 통로 주변 20여 개 점포 중 절반 가까이 비어 있다. 이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는 “상가 임대료가 입주 때와 비교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내린 곳도 있는데, 여전히 빈 점포가 많다”고 말했다. 5년 전 퇴직금으로 이 지역 상가를 분양받았다는 한 투자자는 “몇 달 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고통이 크다”며 “당시 결정이 무척 후회된다”고 했다.
◇경기침체와 고금리 원인
상업용 부동산은 실거주 수요가 많은 아파트와 달리 임대 소득을 올릴 목적으로 투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로 새롭게 상가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줄어서 거래량이 급감하는 것이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으로 작년 상반기만 해도 3~4% 수준이던 임대사업자 대출 금리가 7~8%대로 치솟아 세입자에게서 받는 월세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임대 수요가 줄면서, 아파트 상가 수익률이 많이 내려간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은 아파트와 달리 앞으로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당장 임대 수익이 중요하다”며 “금리가 임대 수익으로 감당할 수 있을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당분간 거래가 되살아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분양가는 고공행진
그럼에도 상가 분양가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상가 분양은 주변 시세를 고려해 예정 가격을 정하고, 최고가 입찰자가 낙찰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건설사들이 예정 가격 자체를 높게 잡는 것이다.
8월 입주 예정인 약 3000세대의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는 최근 상가 117실에 대한 입찰을 진행했는데, 최초 예정가가 3.3㎡당 최고 1억1000만원에 달했다. 현재 입주가 진행 중인 약 3300세대의 서울 강남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도 12평 1층 상가 최초 예정가가14억원에 이른다. 평당 가격이 해당 단지 아파트의 2배가 넘는다. 아무런 마감재가 필요없는데도 그렇다.
이 때문에 상가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의 계약률은 60%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도 일반 분양으로 나온 상가 25실 가운데 계약이 이뤄진 것은 절반에 못 미쳤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상가는 건물 뼈대만 세우면 되기 때문에, 상가를 많이 지어 분양할수록 수익이 늘어난다”며 “수익성을 위해 가격을 높게 부르고 투자자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단 미분양이 되더라도 물량을 갖고 있으면서 경기 회복을 기다리는 곳이 많다”고 했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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