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AI 거품 논쟁
글로벌 주식 시장의 최신 동향을 정리해 드리는 ‘월스트리트 시시각각’. 오늘은 최근 미국 증시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최근 챗GPT가 화제가 되면서 AI(인공지능) 관련 주식들이 상승세를 이어가자, 월가에서는 AI 거품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AI발 반도체 수요의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 후 하루 사이24%나 폭등하자 AI 거품 논쟁이 가열되는 모습입니다.
월가에서 AI 관련주로 꼽히는 주식들은AI반도체 관련해서 엔비디아(연초 이후 1일까지 상승률 172%), AMD(84%), TSMC(33%), 마이크론(38%) 등, 소프트웨어 관련해서는 메타(127%), 마이크로소프트(39%), 알파벳(40%) 등 빅테크 기업들입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경제고문은 26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엔비디아가 폭등하지 않았다면 S&P500 지수가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에 있었을 것”이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시에테제네랄 분석에 따르면, AI 관련 주식들을 제외하면 S&P500은 올해 2% 하락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월가의 유명 이코노미스트인 로젠버그 리서치 창업자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지난 25일 CNBC에 출연해 “AI 주식의 ‘가격 거품’이 랠리를 망칠 것”이라며 “AI에 노출된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막대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로젠버그는 “S&P500지수에서 단 7개의 대형주만이 올해 주가 상승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기술주 가중치를 보면 최대 27%에 달한다”며 “이는 닷컴 버블이 정점이 달했던 지난 2000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죠. 이어 “대형 기술주들의 성과가 눈에 띄는 반면 은행, 소비재, 운송 관련주들이 부진하며 시장에 경기침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시티그룹 글로벌 자산배분팀의 전략가 알렉스 손더스는 “특히나 아직은 수익화 사례가 미래에 달려 있고 진입장벽이 너무 높지 않은 상태에서 AI 관련 주식들의 주가 움직임이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AI가 기대를 저버릴만큼 충분히 발전하기도 전에 이런 움직임을 퇴색시키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헤지펀드의 전설로 불리는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AI 관련주에 대한 기대를 밝혔습니다. 그는 듀케인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1분기에 2억2000만 달러 어치 엔비디아, 2억1000만 달러 어치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신규 매집했습니다. 드러켄밀러는 “AI가 투자자에게 유익한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특히 임박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때 더욱 그렇다”며 “엔비디아는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잘 버틸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AI는 매우 현실적이며 예전에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며 “2001, 2002년 닷컴버블이 터졌을 때처럼 현재 기술주 거품이 터지면 AI가 아름다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증시 낙관론자인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29일 CNBC에 출연 AI반도체 열풍으로1990년대 말처럼 닷컴 버블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있다면서 “아직 거품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또 아직 AI 투자 붐에 개인 투자자들이‘밈’ 주식처럼 뛰어 들지도 않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반다 리서치에 따르면, AI에 관한 보도가 크게 증가하는 동안 AI 관련 주식에 대한 개인 투자자자의 ‘사자’세를 나타내는 리테일 순매수는 게걸음을 걸었습니다.
반다 리서치는 현재 AI 투자 상황에 대해 “현재로선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경계선상의 증가세를 터트린 정도”라며 “AI에 대한 뉴스 언급 증가와 AI 관련 주식과 ETF에 대한 리테일 흐름을 살펴보면 개인 투자자들은 여기에 뛰어 들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AI 주식은 C3.ai 정도라고 합니다.
만약 게임스톱이나 AMC와 같은 ‘밈’ 주식에 뛰어 들듯이 AI 주식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면 또 다른 주가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죠.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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