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인플루언서인지 찾아드립니다'
2600개 기업 멤버로 가입
사회적으로 기회 창출 하는 기업인 꿈
‘영향력을 가진 사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상에서 유명세를 통해 영향을 주는 사람이 ‘인플루언서’의 공식 정의지만, 그 영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특별히 없어서 ‘그냥 유명다는 것’ 외엔 영향력을 평가하기 어렵다. 단순히 팔로워 수나, 활발한 활동 여부만으로 ‘인플루언서’가 도대체 어떤 영향력을 가졌고, 실질적인 마케팅 성과를 내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스타트업 ‘피처링’의 장지훈(34) 대표도 그 궁금증을 가졌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과연 누가 실제로 높은 마케팅적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인지 알고 싶은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장지훈 피처링 대표
“인플루언서는 단순히 팔로워 수가 많은 사람은 아니에요. 몇몇 사람은 돈을 주고 팔로워 수를 늘리기도 해요. 인플루언서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으로 물건 판매도 하는 이커머스(e-commerce) 시대에선 누가 진짜 인플루언서인지 정확하게 판단해줄 필요가 있어요. 신뢰의 척도와도 마찬가지인 팔로워 수가 조작된 줄 모르고 물건을 산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도 있잖아요. 팔로워수 말고 누가 진짜 인플루언서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 줘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가짜 인플루언서’ 가려내는 서비스
작년 3월 설립된 스타트업 ‘피처링’은 누가 인플루언서인지 판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피처링스코어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엔진으로 인플루언서의 진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향력을 측정하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가짜 인플루언서 계정을 걸러낸다. 가짜 계정을 구별하는 방식은 150여 가지나 된다. 가짜 팔로워가 따르는 서비스 계정이나 댓글 유형 등을 인공지능을 이용해 가려내는 식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엔진으로 모든 인플루언서의 진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리얼 인게이지먼트’도 판단 기준이다. 해당 계정을 통해 물건을 팔 때, 게시물을 접하게 되는 잠재적인 소비자가 몇 명인지 판단한다.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을 분석해 인플루언서가 게시물을 통해 물건을 판매할 때, 이용자들이 댓글로 물건 자체만을 칭찬했는지, 또 칭찬이 실제 구매로 이어졌는지 등을 알아낸다. ‘소통해요’ ‘잘 보고 갑니다’ 같이 의미없는 댓글은 걸러내는 것이다.
인플루언서와 오디언스(콘텐츠를 접하는 사람들)간 적합성 판단도 제공한다. 어느 인플루언서를 통해서 무슨 물건을 판매해야 실적이 좋을지를 판단하는 기능이다.
업무를 보고 있는 장지훈 대표
이렇게 모인 자료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기초 자료로 쓰인다. 피처링은 이 자료를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원하는 회사에 제공해서, 최적의 마케팅 효과를 낼 수 있는 인플루언서를 찾아준다.
◇카카오 출신, 인플루언서 시장 가능성 보고 창업
장지훈 대표는 직장인 출신이다. ‘카카오’에서 신사업개발과 멜론 서비스기획을 담당했다. 일을 하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가능성을 봤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한 비즈니스들이 막 생겨나는 시점이었어요. 새로운 먹거리를 발견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트렌드를 활용해 내 사업을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회사 서비스를 설명하는 장지훈 대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연결하는 에이전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이 처음부터 정교하지는 않았다. 팔로워 수가 많은 인플루언서의 매출이 그렇지 않은 인플루언서보다 오히려 적게 나와 고객 기업의 불만이 폭주하는 일이 잦았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서비스를 더욱 정교화해야겠다는 생각에 개발자와 데이터분석가를 팀에 합류시켜 자체 데이터 엔진 구축과 서비스 개발에 들어갔다
“실패와 클레임을 경험하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핵심은 저비용 고효율이었습니다. 브랜드들의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면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새로 짰습니다. 객관적인 통계를 이용해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판별하고,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주는 거죠. 피처링스코어가 탄생한 배경입니다.”
피처링스코어 서비스 화면
◇고객 기업 2600곳 돌파
스코어의 효과는 객관적인 숫자로 증명된다. 작년 6월 30여개의 브랜드와 베타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브랜드 별 평균 ROAS(광고 대비 매출액)가 1600%를 기록했다. 광고 금액 대비 16배의 매출을 올렸다는 뜻이다. 효과가 증면되면서 베타 버전에만 300개 넘는 브랜드가 가입했고, 정식 서비스 출시 후 가입 브랜드는 2600개를 넘어섰다. 이중에는 LG생활건강, CJ ENM 같은 대기업도 많다.
-인상적인 사례를 알려 주세요.
“한 주방용품 업체가 저희 알고리즘이 추천한 인플루언서를 통해 프라이팬을 판매했는데요. 해당 계정에 공지글을 띄운지 10분 만에 목표한 500개가 모두 팔린 적이 있어요. 소비자 상품 반응률이 높은 인플루언서였는데, 분홍색 물건을 자주 올리는 분이었죠. 여기서 힌트를 얻어 핑크 프라이팬을 만들어 올렸고,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후 몇 차례 반복 공지를 하면서 해당 채널에서만 3000세트, 3억 원 넘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결국 그 제품은 해당 제조사의 베스트셀러가 됐죠.”
서비스를 소개하는 모습
기업 뿐 아니라 동네 맛집 등 소상공인까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위해 피처링을 찾으면서, 서비스 가입을 통한 회사 매출이 올해 벌써 10억 원을 넘었다. 작년 4억5000만원에서 급증세에 있다. “고객 기업의 규모, 물건 등에 따라 맞는 인플루언서가 달라요. 맞춤형 인플루언서를 추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회를 창출하는 기업인 목표
서비스 가능성을 인정받아 아산나눔재단의 창업지원센터인 아산나눔재단 마루180 입주에 성공했다. 최대 1년간 아산나눔재단의 마루180의 사무 공간을 지원받으면서, 홍보·마케팅·멘토링 등 부가 지원도 받고 있다.
회의하는 피처링 임직원들
-앞으로 목표는요.
“서비스적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영역을 넓히고 애드테크화하고 싶어요. 인플루언서 관련 콘텐츠와 상품 데이터를 쌓아서, 마케팅 관점에서 의미있는 지표로 가공해서 제공할 계획이에요. 정보화된 데이터를 많은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허브가 되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요.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 창업했어요. 밑바닥부터 출발한 거죠. 무엇이건 기회가 주어져야 일할 수 있다는 걸 몸소 깨달았어요. 다행히 기회들을 놓치지 않아서 저도 회사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제가 얻은 기회만큼, 사회적으로 많은 기회를 창출하는 기업인이 되겠습니다.”
/신재현 에디터
'인터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마존이 콕 찍은 평범한 한국맘의 아이디어 (0) | 2024.07.12 |
---|---|
가방에서 슬쩍 꺼냈더니, 현대百이 반한 20대의 아이디어 (0) | 2024.07.12 |
주부가 클릭 한 번에 2300만원 짜리를 샀다는 쇼핑몰의 정체 (0) | 2024.07.12 |
술집 열었다가 무참히 망한 신세계 직원이 깨달은 사실 (2) | 2024.07.12 |
당신의 10년 된 차, 전기차로 바꿔드려요..심지어 트럭까지 (1) | 2024.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