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싱 플랫폼 글로벌 소시스 후 웨이 대표 인터뷰
제품은 잘 만드는 것만큼 적재적소에 잘 알리고 파는 것이 중요하다. 덩치가 작은 중소 기업은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어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
소싱 플랫폼 글로벌 소시스(이하 GS)는 강소기업의 제품을 전 세계의 바이어에게 알려줄 무대가 돼 준다. 플랫폼을 잘 활용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치밀한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다. GS의 후 웨이(Hu Wei) 대표를 만나 글로벌 제품 판매 전략을 들었다.
◇아마존, 월마트 같은 파워 바이어가 애용하는 플랫폼
GS는 B2B 소싱 플랫폼이다. 아마존 비즈니스, 알리바바와 함께 세계 3대 B2B 플랫폼으로 꼽힌다. 글로벌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1971년 설립한 GS는 50년 이상 온라인 플랫폼과 앱, 무역 박람회, 비즈니스 매칭, 잡지 발간, 세미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포트폴리오를 쌓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오프라인 무역 전시회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합한 O2O(온라인 대 오프라인) 통합 프로모션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 100대 리테일러 중 97개사를 포함해 전 세계 1000만명 이상의 바이어와 사용자가 GS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아마존, 코스트코, 베스트바이, 홈디포, 월마트와 같은 기업들이 모두 바이어 커뮤니티의 일원이다.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는 한국 시장 역시 GS의 무대다. 현재 200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GS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홈 및 가전, 신에너지 자동차 및 용품, 건강 기기, 화장품 및 미용, 식음료 산업 분야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전세계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는 한국 제품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소매, 전시회 비즈니스에 눈 뜬 금융 전문가
GS의 후 웨이 대표는 중국 텐진에서 자랐다. 중국에서 대학 졸업을 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의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에서 은행 및 금융 (Banking & Finance) 분야 MBA를 취득한 후 노스웨스트 항공에서 재무 분석가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그 후 소매 분야로 자리를 옮겨 베스트 바이에서 10년, 에이스 하드웨어에서 아시아 총 지배인으로 3년 반 근무했습니다. 13년 반 동안 유통 구조, 상품화계획, 소싱 비즈니스를 배웠죠.”
2014년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시아로 돌아갔다. “우연한 기회에 리드 전시회(Reed Exhibition Greater China)의 사장직을 제안 받았습니다. 여러 비즈니스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에 흥미를 느꼈죠. 리드 전시회에 몸담았던 3년 동안 회사의 성장률을 3배로 끌어올렸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2018년 GS에 합류했다. “GS는 창립 이래 국제 무역을 촉진하는 선구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고객사와 직원들 사이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죠. 무엇보다 온라인 플랫폼과 전시회를 모두 아우르는 독보적인 서비스에 반해 합류를 결정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이 두가지를 모두 제공하는 회사는 GS가 유일합니다. 제 경력이 GS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합류 후 바쁘고 보람찬 6년을 보냈다. “많은 도전 과제에 직면해고 성과를 냈습니다. 가장 중점을 둔건 온라인,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었습니다. 1995년 론칭한 GS 온라인 플랫폼을 재정비했고, 홍콩 전시회를 세계적인 영향력이 있는 전자제품 소싱 전시회로 격상시켰습니다. 바이어들은 매년 4월과 10월 홍콩에서 최신 가전제품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판매 희망하는 신제품 손쉽게 발굴하는 방법
GS 온오프라인 플랫폼에서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을 깐깐하게 선별한다. 정부 행정기관의 사실 확인, 현장 방문, 제3자 신용 조회 등의 조치를 통해 공급 기업의 진위성, 신뢰성, 적법성을 가린다. 등록된 위반 제품을 정기적으로 삭제한다.
2024년 기준 가장 수요가 높은 카테고리는 휴대폰, 스마트워치, 휴대폰 충전기, 모바일 전원 공급 장치 등을 포함한 모바일 전자제품이다. 주방 용품이나 애견 관련 용품도 인기다. 이외에 스포츠 의류나 패션, 소형 가전도 찾는 이가 많다.
바이어들의 빠른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플랫폼 내에 맞춤형 제품 추천을 도입했다. “GS의 자랑거리는 ‘글로벌 매치 서비스’입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바이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는 기능입니다. 바이어는 언어의 장벽에 구애 받지 않고 공급사를 찾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제품 소싱에 의한 위험을 줄이면서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죠.”
정보의 중추 역할을 하는 ‘소싱 지식 센터’에서는 업계 동향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시장에 적응하려면 빠른 정보 습득이 필수입니다. 소싱 지식 센터는 최신 시장 동향, 인기 제품 아이디어, 소싱 뉴스 및 주요 이벤트, 인사이트 등 꼭 필요한 정보를 집대성한 공간입니다. 플랫폼에서 자문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어요.”
앱 서비스도 있다. 앱을 활용하면 제품을 쉽고 빠르게 소싱할 수 있다.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에 방점을 찍고 앱을 개발했습니다. 수백만 개의 제품을 검색으로 발굴할 수 있습니다. 이동 중에도 신제품을 찾을 수 있죠. 즉시 주문은 물론 번역을 지원하는 실시간 채팅과 명함교환, 가상현실 쇼룸 및 전시회 둘러보기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오는 4월 전시회 디지털 지도와 경로 플래너 등 바이어가 전시회를 방문하고 공급사와 소통할 때 도움이 되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30만개 이상의 신제품을 볼 수 있는 자리
GS의 핵심 사업 중 하나는 무역 전시회 및 오프라인 행사다. 소싱이 가장 활발한 매년 4월과 10월 홍콩을 비롯해 신흥 시장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가전, 리빙, 주방 용품, 패션, 유아용품 등 전시 주제도 다양하다. 올해 4월에 열리는 홍콩 전시회에는 5000개 이상의 아시아 공급사가 30만개 이상의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물리적인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전시회도 진행한다. 특정 산업별로 진행되는 글로벌 소시스 온라인 쇼는 5000곳 이상의 공급사와 10만명의 바이어가 참가하는 대형 행사다. 올해 총 14회인 전시회가 열린다. 글로벌 소시스 버추얼 쇼는 전시회에 직접 참석하기 어려운 해외 바이어가 소싱할 수 있는 가상의 전시회다. 작년 진행된 행사에서 7만2000명의 바이어가 접속했다.
후 웨이 대표는 핵심은 바이어와 공급사의 접점을 적재적소에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바이어와 공급사가 연결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바이어는 시간,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구매를 진행할 수 있죠. 하지만 온라인 거래의 편리함과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면 거래와 오프라인 전시회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직접 만나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요구 사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죠. 구매결정을 내리기 전에 제품을 직접 보고, 만지고 테스트할 수도 있고요. 오프라인 이벤트는 온라인에서는 재현하기 어려운 교류와 장기적인 비즈니스 협업의 기회가 됩니다.”
◇한국 기업이 전시회에서 잘 나가는 이유
200곳의 한국의 우수 기업 역시 GS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성장의 발판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자체 브랜드 개발 및 생산(OBM) 주문을 포함한 중규모 거래부터 대규모 거래까지 다양한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해외 전시회에서 높은 수준을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독특한 제품 디자인, 혁신적인 기능, 잘 구성된 부스 설치 등으로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국제 무역 행사에서 눈에 띄는 참가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죠.”
60년 전통의 가구 전문 회사 솔로몬이 대표적이다. “솔로몬은 전시회 전부터 온라인으로 바이어와 소통한 다음 이들을 전시장에 초대해서 시너지 효과를 냈습니다. 온라인으로 미리 정보를 전달한 덕에 거래가 쉽게 진척됐죠. 홍콩 전시회에서 만난 큰 가구 기업과 거래를 완료한 상태입니다. 펫케어 제품 개발사인 아임과 페페, 귀 제습기 전문 기업 링크페이스, 마사지 기기 개발사 닥터웰, 소형 가전 전문 기업 망고슬래브도 GS의 플랫폼을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바이어의 피드백을 신제품 개발에 적용해서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신규 수출 창구를 확보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죠.”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결과
이 모든 성과는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온라인 강화의 기회로 삼은 결실이다. GS는 2021년부터 온라인 플랫폼 정비 작업에 들어갔고, 2023년 글로벌 소시스 온라인 쇼, 글로벌 소시스 온라인 쇼룸, 글로벌 소시스 트렌드 등 세 가지 온라인 테마 행사를 도입했다. 거실이나 침실 등 실제 환경에 제품을 적용할 수 있는 3D 시뮬레이션 쇼룸과 바이어의 즉각 소통할 수 있는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도 도입 준비 중이다.
한국 기업은 온라인 플랫폼의 기능을 활용해 많은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한국 전용 소싱 페이지로 잠재적인 바이어를 유인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소시스 온라인 쇼나 글로벌 소시스 온라인 쇼룸 같은 이벤트는 열심히 만든 제품을 전세계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무대가 돼 주고 있죠.”
전시회 참가를 앞둔 한국 기업을 위한 팁도 공유했다. “전시회 주최사의 전문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주최사가 타깃 바이어를 효과적으로 유치하고 한국 참가 기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무엇보다 GS처럼 온라인, 오프라인 연계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시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바이어들이 3~4일간의 전시회 기간뿐만 아니라 연중 참가기업과 소통하는 습관이 생겼거든요. 요즘 바이어들은 만남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것을 중시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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