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9. 09:16ㆍ이들의순간
그 제품 어떻게 만들었대? 만든 사람은 누굴까? 궁금한 제품이 있으셨나요.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직업인 동영상 인터뷰 시리즈 ‘킥리뷰’를 게재합니다. 킥리뷰 11~12화에선 스타트업 ‘아워테리토리’의 노민혁 대표를 만났습니다. 영상을 통해 확인하시고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려요!
9살. 팔과 손가락을 한계까지 쫙 펴야만 겨우 기타가 손에 들어올 시절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버지 손을 잡고 간 기타학원에서 ‘재능이 있다’는 칭찬을 들었다. 12살 때 ‘신(新)인간시대’에 기타 신동으로 출연하며 유명인사가 됐다.
17살. 클릭비 기타리스트로 데뷔했다. 카메라에 얼굴이 주로 잡히는 메인보컬은 아니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성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인기를 누렸다.
20살. 클릭비가 정상급 인기를 누리던 때 탈퇴를 했다. 이후 ‘애쉬그레이’의 멤버로 청춘을 보냈다. 음악으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음악으로 먹고 살겠다는 청춘의 꿈이 있었다.
31살. 청춘의 꿈보다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 생계가 먼저였다. 설상가상 아버지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35살. 믿었던 지인에게 크게 사기를 당했다. 벼랑 끝에 몰렸다. 그때 14년 간 함께하던 반려견 은비가 떠올랐다. 힘들 때 유일하게 웃음 짓게 만드는 친구였다. 남은 생은 은비와 같은 유기견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클릭비 기타리스트 노민혁 대표는 요즘 '백전무패' 정신으로 살고 있습니다. 19살 때 기타를 잡고 부르던 노래 가사대로 모든 걸 다 걸고 싸우며 부딪히고 있죠.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기 때문인데요.
그가 창업한 아워테리토리는 어느덧 업력 4년차 회사가 됐습니다. 엑셀과 워드도 다룰 줄 모르던 그에겐 그야말로 다시 태어나 걸음마를 하는 것과 같았다고 합니다. 킥리뷰 영지가 노 대표를 만나 우여곡절 창업 스토리를 들었습니다!
◇100번이고 1000번이고 찾아가 창업
노 대표는 2017년 아워테리토리를 창업해 가루 형태의 반려견 영양제 ‘펫테리토리’를 개발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협업해 만든 대표성분 아라자임 효소로 43개국에서 특허까지 받았는데요. 2018년 말 온라인몰 등에 출시한 펫테리토리는 큰 돈 들이는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반려가족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지금까지 1만여개가 팔렸습니다.
-전공자도 아니고, 원래 사업을 했던 것도 아닌데 어떻게 사업을 시작했나요?
“뭐라도 하자는 생각에 2017년 초 부산 해운대의 1인 창조 비즈니스 센터 문을 두드렸어요. 이런 사업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다짜고짜 물었죠. 직원분이 굉장히 당황해하셨지만, 창업 지원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차근차근 알려주셨어요. 그런데 제가 엑셀, 한글, 워드조차 몰랐어요. 직원분을 물고 늘어지는 수밖에 없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죄송한데, 그때 저한테는 창피함이고 뭐고 전혀 없었어요. ‘모르면 물어보자.’ 그 생각뿐이었어요.”
-너무 준비 없이 뛰어든 건 아닌가요?
“네, 인정합니다. 8살 때부터 기타만 쳤으니까요. 하지만 예비 창업가 입장에서 꺼릴 게 없다고 봤어요. K스타트업이나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모두 듣고, 지원 사업이 있으면 무조건 신청했습니다. 사업 초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1억원의 대출을 받았는데요. 수십 번 탈락 끝에 받은 겁니다. 지금도 여전히 박람회 등에 참가하면서 저희를 알리고 있어요.”
-개발한 제품을 소개해 주세요.
“강아지 종합영양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제품 하나로 장, 소화기계, 관절, 간, 눈물 흘림, 피모 관리를 할 수 있어요. 반려동물의 기호에 맞게 사료나 펫 밀크에 섞어서 주면 됩니다.”
-반려견이 굳이 영양제를 먹어야 하나요?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각종 질병에 걸려요. 사람은 스스로 관리할 수 있지만 반려동물은 그렇지 않죠. 또 반려동물 사료가 대부분 고단백이라서 소화 흡수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요. 반려동물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긴 했는데, 관련 식품이나 헬스케어 분야는 아직 선택지가 부족합니다. 그런 부족한 부분을 영양제가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온라인몰 등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고양이가 먹어도 되나요?
“반려동물 모두 먹어도 됩니다. 고단백 식단을 먹는 고양이라면 더더욱 영양제를 먹이는 게 좋아요.”
-반려동물은 말을 못하는데, 고객이 효과를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변비가 있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반려견에게 영양제를 며칠 먹여보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동물병원 다니는 고객분들 평을 들어보면 수의사분들이 변 상태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신대요.”
-무대 밖의 세상은 어땠나요.
“사람 공부가 필요하다 느꼈습니다. 일이 이제 좀 순탄하게 진행되나 싶을 때 마다, 사람 때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동업 계획이 어긋나고, 하루 아침에 카페 직원이 일을 관두면서 저 홀로 남겨지기도 했어요. 혼자 오래 하면 번아웃이 옵니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어요. 버티는 거 하나는 자신 있으니까 그저 버티는 거죠. 그러다 보니 감사한 인연도 눈에 들어오고 지켜야 할 게 분명해지더라고요.”
-앞으로 계획과 목표는요.
“자사몰의 제품군을 늘릴 계획 입니다. 그래서 반려동물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동물은 사람보다 고통을 잘 참아서, 동물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미리 건강관리를 해서 예방하는 게 정말 중요하죠. 소중한 반려동물을 하루 아침에 떠나 보내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아프다는 이유로 유기되는 아이가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예비창업가를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요.
“저도 아직 걷고 있는 초보 창업가이기 때문에, 조언이라기보다 제 경험상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있어요. 세 가지인데요. ‘걱정스러운 것과 초조한 것을 모두 손으로 써보면서 구체화해라’, ‘모르면 무조건 물어봐라’, ‘하지만 사기꾼은 조심해라.”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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