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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김 대리의 호구가 되지 않는 3가지 방법

더 비비드 2024. 7. 5. 14:55
대기업과 협업을 효과적으로 하는 노하우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라도 현실의 벽 때문에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스타트업이 대기업 손잡으려는 이유다. 큰 기업의 인프라와 기술력은 스타트업이 구상한 일을 추진하는데 디딤돌이 돼 준다.

대기업의 인프라와 기술력은 스타트업이 구상한 일을 추진하는데 디딤돌이 돼 준다./픽사베이

12월 1일 오후 7시,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6층 다목적홀에서 ‘IT 대기업과 인공지능(AI) 협업을 효과적으로 하는 노하우’를 주제로 한 CEO 살롱이 열렸다. CEO 살롱은 성장단계가 비슷한 창업자들을 모아 멘토를 중심으로 성장에 필요한 역량과 방향성을 점검하는 그룹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해 '스타트업이 대기업에 당하지 않는 법'을 알아봤다.

◇부서장VS실무자, 둘 중 누구에게 접촉해야 일이 빨리 추진될까

캡스톤파트너스의 송은강 대표가 멘토로 참여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 졸업 후 카이스트(KAIST) 전산학과에서 AI 분야로 석사를 수료했다. 이후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전자 연구소에서 경험을 쌓았고 미국 보스턴의 케임브리지 삼성 파트너스(Cambridge Samsung Partners)의 일원으로서 다양한 회사에 투자했다. 주요 포트폴리오사로는 직방, 당근마켓, VCNC, 드라마앤컴퍼니, 파두, 스푼라디오 등이 있다.게스트는 이민희 레몬트리 대표였다. 2011년 에듀테크 기업 ‘바풀’을 창업한 이 대표는 2017년까지 라인플러스 인수합병까지 경험했다. 이후 라인, 네이버에서 일본 지역 신규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다가 지난 7월 키즈 핀테크 스타트업 레몬트리를 창업했다. 이 대표는 이날 또 다른 게스트로 김영재 라인플러스 기술임원을 초대했다. 부부 사이인 두 사람은 과거 바풀을 함께 이끈 바 있다.

이 대표는 레몬트리를 경영하며 경험한 일을 토대로 대기업과 협업하는 법을 설명했다. 레몬트리는 현재 자녀 용돈 관리, 금융 교육, 주식 투자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앱을 준비 중이다. 카드 발급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주요 금융사와 활발하게 만나고 있다.

이 대표는 “대기업에 협업을 제안할 때 실무자와 접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윗선의 지시에 따라 협업이 진행될 경우 오히려 일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현장의 실무자가 협업에 흥미와 책임감을 느껴야 일의 추진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레몬트리를 설명 중인 이 대표. /디캠프

협력을 할 때는 필요한 것과 제안하는 바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대표는 “큰 규모의 조직일수록 수동적인 직원이 많으니, 요구사항을 보고서에 디테일하게 정리해서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상대방이 유보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이에 대한 피드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좋다.

아이디어 유출을 피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필요하다. 이 대표는 “가끔 스타트업이 제시한 아이디어로 TF를 꾸린 후 협업을 중단해버리는 대기업도 있다”며 “큰 기업과 만날 때 해줄 수 있는 일의 선을 명확히 그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만나자는 연락을 먼저 받았을 경우 그들이 궁금해하는 내용부터 파악하고 움직이라”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노하우 공유에 대한 MOU와 기밀유지협약 체결, 협력과제 수행 비용 받기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수행 비용의 경우 상대방의 예산에 맞춰 제안하면 된다.

◇파트너를 업계 최고를 만들면 우리도 최고가 된다는 마음가짐

CEO살롱 시즌5 세번째 세션 현장. /디캠프

개발 조직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팁도 공유했다. 창업자들은 개발 조직을 자신의 비전을 구현하는 수단으로 여기면 안 된다. 사업부서와 개발조직은 공생 관계이며, 회사 구성원들이 이를 체감해야 회사가 성장한다.

이 대표는 “파트너사 미팅 등 영업 활동을 할 때 가끔 개발자를 데려가서 현장을 느끼게 해주라”며 “회의록을 정리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개발팀도 대외적인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개발 시 꼭 챙겨야 하는 요점을 알 수 있는 까닭이다.

이날 클로바와 스타트업의 협업 사례도 소개됐다. /디캠프

김 기술임원은 큰 조직의 관점에서 스타트업과의 협업 사례를 예로 들었다. 당시 클로바에서는 사진 속 인물의 눈코입에 블러 처리를 해주는 기능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할 곳을 찾다가, ‘얼굴’을 주요 데이터로 하는 한 스타트업과 손을 잡게 됐다고 한다. 해당 업체는 서비스 차별화를 도모하고 클로바는 기술생태계 사례를 확보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김 기술인원은 “파트너사를 업계 NO.1으로 만들면 우리도 NO.1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며 “모두가 WIN-WIN 하는 구도로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모임은 디캠프가 개최한 'CEO 살롱 시즌5’의 세 번째 세션으로, 스타트업 대표 12명이 참석했다. 이번 시즌은 디캠프의 파트너사인 캡스톤파트너스와 함께 AI를 주제로 진행한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