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셀러 성공 비결 연재 ③여성의류 쇼핑몰
오픈마켓 전성시대입니다.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고, 직장 다니면서 투잡도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이 오픈마켓 셀러를 꿈꾸는데요. 하지만 막상 실행하려면 난관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성공한 오픈마켓 셀러들을 만나 노하우를 들어 보는 ‘나도 될 수 있다, 성공 셀러’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1년만 해도 14만7000개의 온라인 쇼핑몰이 새로 개설됐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더욱 가속화되는 영향을 받고 있다.
유명 스포츠 패션기업의 VMD(Visual Merchandiser: 브랜드, 매장 전시 디자이너)였던 유명수 대표(33)는 3년간의 회사 생활을 뒤로하고 여성 의류 쇼핑몰을 창업했다. 창업 첫해인 2018년, 연 매출 3000만원에 그쳤던 쇼핑몰이 2020년 1억5000만원, 지난해 매출 4억원으로 성장했다. 월 순수익이 1500만원에 이른다. ‘커밍투유’의 유명수 대표에게 치열한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은 비결을 들었다.
◇이직하고자 결심한 퇴사, 깜짝 창업 선택한 이유
숙명여대 환경디자인과 09학번이다. 24살 이른 나이에 중견기업에 입사해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직장 생활 만 3년을 채운 2017년, 유 대표는 돌연 퇴사를 결심했다.
- 퇴사를 결심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회사에서 제가 담당했던 일은 매장 디자인이었어요. 마네킹을 직접 코디하며 구성했고, 소비자의 동선을 고려해 상품을 배치하는 일이었죠. 일 자체는 재밌었는데, 일한 지 3년쯤 되니까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업무 특성상 매장이 문 닫은 시간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작업에 몸을 많이 쓰는 직업이라 건강에 무리가 왔거든요.”
- 창업을 결심하고 퇴사하신 건가요.
“처음에는 휴식기를 가졌다가 다시 취업하려 했어요. 그런데 VMD 분야에서만 제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어서 재취업할 수 있는 분야가 제한적이었어요. ‘이렇게 된 거 더 늦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직접 도전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보다 옷을 좋아했고, 마네킹을 코디하는 일도 적성에 맞았거든요. 온라인 쇼핑몰 창업에 관심이 생겨 쇼핑몰을 운영하는 지인을 무작정 찾아갔죠. 그랬더니 먼저 동대문 도매 시장에 데려가 주시더군요. 가보니까 제가 코디해 보고 싶고, 입어보고 싶은 옷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도매시장에 질 좋은 물건도 많았어요.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포화상태인 여성 의류 쇼핑몰, 살아남은 비결은요
2018년 초, 포털 사이트에 스토어를 개설해 시작했다. 시장조사 겸 소량으로 물건을 들여와 판매했다.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몇 장씩 사와 팔아보니 반응이 있었다. 더 잘하고 싶어 온라인 쇼핑몰 창업 강연을 부지런히 찾아다녔다.
2018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역삼 사무실, 동대문 공유 오피스 등을 거쳤다. 이때 보낸 시간이 큰 사업 자산이 됐다.
- 동대문 근처에 사무실을 연 것은 도매시장이 가까웠기 때문인가요.
“그런 이유도 없진 않은데요. 돌이켜보니 더 중요한 걸 얻었더라고요. ‘인맥’입니다. 동대문 주변 공유 오피스 입주사는 거의 온라인으로 의류를 판매하시는 분들이에요. 공유 오피스의 특성상 교류할 기회가 많았죠. 그때 다른 셀러에게 조언을 많이 얻었어요. 물론 다른 셀러를 경쟁상대로 생각하는 입주사도 있었어요. 하지만 같이 성장한다고 생각하고 교류 기회를 자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 교류를 통해 얻은 조언이 뭐였나요.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오픈 마켓을 적극 활용하라는 조언이었어요. 처음에는 오픈 마켓에 입점할 생각이 없었어요. 보통 오픈 마켓에서는 생필품이나 식품류를 구매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의류를 통해 오픈 마켓 이용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까 의구심이 앞섰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매출이 한계에 부딪히더라고요. 그 당시 월 매출이 500만원도 안 되던 시기거든요. 옷에 대한 애정이 사그라들 정도로 힘에 부치는 시기였죠. 인건비도 나오지 않아 소질이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특히 여성 의류는 포화 시장이라 아무리 품질 좋은 옷을 마진 낮춰 판매해도 소비자에게 닿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죠. 그때 오픈마켓이 제겐 마지막 기회가 됐어요. 전 연령대의 소비자가 제일 많이 방문하는 곳이잖아요.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대박 매출 견인한 오픈 마켓
2020년 초, 주변 패션 셀러들의 추천을 받아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했다. 이후 매출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겼다. 매출 1억원이 채 안 되던 커밍투유가 2020년 1억5000만원, 2021년 4억원으로 매출이 급상승한 것이다. 그는 성공 전략은 의외로 단순했다고 강조했다.
- 오픈 마켓의 입점과 일반 쇼핑몰 운영의 가장 큰 차이점은요.
“판매 채널별 소비자의 방문 목적이 달라요. 코로나19 이후 오픈 마켓에서 옷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더 늘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오픈 마켓에서 생필품을 산 김에 옷까지 산 소비자가 늘어난 거죠. 한 공간에서 모든 쇼핑을 해결하는 백화점을 연상케 하죠.
그래서 운영도 백화점처럼 해봤어요. 계절별 신상품을 최대한 빠르고 다양하게 등록했죠. 특정 시기나 연령대에 따라 선호하는 상품이 모두 다르거든요. 이 중에 뭐가 대박이 날지 모르니 일단 많은 선택권을 주는 게 중요하죠. 백화점처럼 기획전도 열어요. 쿠팡에는 셀러마다 기획전을 열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직장인 시절 코디 실력을 살려 기획전 구성도 공들였죠. 실제로 성과도 컸고요.”
- 많은 선택지를 주면서 구매를 유도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메인 이미지와, 상세페이지 구성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모든 온라인 사업자의 숙명이죠. 저는 오픈 마켓에 등록한 상세 페이지의 경우 소비자의 시선을 끌 수 있도록 제품의 장점이 가장 잘 살아나는 사진을 최상단에 배치해요.
무엇보다 키워드를 잘 활용하면 유입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그래서 키워드 등록을 잘 해야 합니다. 쿠팡은 타사 오픈 마켓보다 키워드를 더 많이 입력할 수 있어요. 소비자와의 접점이 보다 넓은 거죠. 키워드를 등록할 때 ‘내가 소비자라면 어떤 키워드를 입력해서 우리 제품에 도달할까’ 고민해야 합니다. 예컨대, 66, 77 같은 사이즈를 검색어에 넣으면 도움이 돼요. 발열 내의와 같은 계절 상품의 경우 소재나 기능을 강조하는 키워드를 넣기도 합니다.”
- 모든 오픈 마켓 셀러들의 매출이 상승한 건 아닐 텐데요.
“오픈 마켓에 입점하게 되면 여러 판매 채널을 관리해야 해서 바빠집니다. 주어진 시간이 한정적이니 영리하게 접근했죠. 오픈 마켓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발열 내의, 목폴라 티셔츠, 라운드넥 티셔츠인데요. 꾸준히 많이 나가는 인기 상품의 경우 사이즈, 색상 등을 다양하게 구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란 말처럼 수요가 많은데 안주하지 않고, 약간의 변주를 줘서 구매가 끊이지 않도록 하는 거죠.”
- 마켓 플레이스에 입점해서 가장 좋았던 점은요.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해 일정 수준의 성과가 나면, 개인 셀러도 제트배송이나 로켓배송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물류창고에 재고를 미리 입고시켜 쿠팡의 빠른 배송서비스를 그대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거죠. 저희도 오픈 마켓과 제트 배송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제트 배송이 매출 상승에 크게 기여했어요.
요즘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을 선호하는 추세인 데다, 수영복과 같은 계절 의류는 빠른 배송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요. 휴가나 호텔 방문을 앞두고 급하게 수영복을 찾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소비자 입장에선 물건을 빨리 받을 수 있으면서 반품이 쉽고, 셀러 입장에선 쿠팡의 로켓배송과 동일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 편리하죠.”
◇새로운 걸 도전하는 게 두렵지 않아요
쇼핑몰을 안정적인 궤도에 올렸지만 여전히 셀러 교육이나 강연에 부지런히 참석하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 커머스에 대한 이해가 생겨 어떤 제품이든 판매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커밍투유는 무조건 더 큰다’는 포부가 생긴지 오래다.
- 앞으로 계획은요.
“소비자 수요를 더 체계적으로 예측해 인기 상품의 재고와 색상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에요. 동시에 새로운 수요처 탐색도 하는데요. 쿠팡 라이브처럼 새롭게 등장한 판매방식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버는 만큼 투자에 아끼지 않고 커밍투유를 키워보고 싶어요.”
- 예비 쇼핑몰 창업자에게 조언이 있다면요.
“흔한 말이지만 인생은 타이밍이란 말이 있잖아요 저는 이 ‘타이밍’을 잘 잡은 셀러라고 생각해요. 쿠팡에 입점할 땐 플랫폼을 꼼꼼히 분석해 경쟁력 있을 상품으로 구성했어요. 고정 수요를 확보하기 위함이었죠. 여성 의류 쇼핑몰이 아무리 레드오션이라 해도, 틈새는 분명히 있어요. 커밍투유의 경우 그 틈새를 오픈 마켓에서 찾았죠. ‘이용자가 제일 많은 플랫폼에서 남들보다 빠르게 공급되지 않은 의류를 선보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습니다.
오픈마켓 입점 전에 고민했던 것들이 우습다 느껴질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도 많이 쌓였어요. 끊임없이 공부하고 관련 사람들을 만나 조언을 많이 구해보세요. 스스로 틈새도 발굴해 보고요. 탐구의 시간이 값진 보상으로 돌아올 겁니다.”
/김영리 에디터
'인터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꼭 테트리스처럼, 시내 주차난을 해결한 서울대생의 아이디어 (0) | 2024.07.05 |
---|---|
과 선배 집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돈 버는 방법 (1) | 2024.07.05 |
슈주 최시원 "제가 스타트업에 투자해 얼마를 벌었나면요" (0) | 2024.07.05 |
연봉 1억원 넘던 광고쟁이가 스스로 자리를 박차고 나온 이유 (0) | 2024.07.04 |
"누가 좀 돌봐줘요" 유기견 입양했다가 떠올린 창업 아이디어 (3) | 2024.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