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랭킹 1위 철인3종 선수 김지환의 하루
수영, 사이클, 마라톤 순으로 진행되는 ‘철인3종’은 극한의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되는 종목이다. 김지환 선수는 이 종목에 인생을 걸어 국가대표의 자리까지 올랐다. 20살이던 2009년, 전국체전에서 처음으로 1등을 한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혼성 릴레이에서 값진 은메달을 땄다.
김지환 선수는 5살에 처음 수영을 배운 것을 시작으로 34살인 지금까지 선수로 활동 중이다. 젊은 나이지만 운동 인생은 30년을 채워간다. 철인3종 국가대표 김지환 선수의 하루를 따라가봤다.
트라이애슬론이라고도 불리는 철인3종은 우리나라에서 비인기 종목이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면 아주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종목이다. 경기 한 번에 수영, 사이클, 마라톤 세 종목을 이어서 한다는 특징 덕에 지루할 틈이 없다. 올림픽 기준 수영 1.5km, 사이클 40km, 달리기 10km로 진행되기 때문에 철인3종 선수들은 단순 승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극한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
김 선수는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랭킹 1위다. 1위라는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산다. 매일 아침 새벽 4시 50분에 기상해 조깅을 한다. 이 루틴을 유지하기 위해 자전거 주행과 조깅하기 좋은 도로 근처에 신혼 집을 구했다. 국가대표라는 이름에 부응하기 위해 철저하게 계획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야 한다.
살아있는 산소 탱크다. 10km를 30분에 완주한다. 괴물 같은 체력 덕분에 국군체육부대에서 복무하던 시절, 군인 체육대회에서 단체 금메달을 땄다. 그렇다고 항상 승승장구만 하던 것은 아니다.
“국제시합을 정말 많이 뛰었어요. 100회가 넘었을 거예요. 완주를 못 한 시합도 많아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는 아예 완주 자체를 못 했어요. 인생에서 최악의 경기 중 하나를 꼽으라면 그 경기이지 않을까 싶네요.”
의지 및 역량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위기도 있다. 시합을 망치는 가장 흔한 요인은 타이어 펑크다. 바퀴를 갈아 끼울 수 있지만 구간이 정해져 있는 데다 교체하는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는 탓이다.
“자전거 결함이 발생하면 이미 1등과 격차가 엄청나게 크게 벌어져 있습니다. 고장 시 수리비도 스스로 부담해야 합니다. 보통 200~300만원 정도 나와요.”
최악의 경기를 치렀다고 의지까지 꺾이는 건 아니다. 철인은 체력뿐만 아니라 마음도 강해야 한다.
“시합 성적이 좋지 않다고 슬럼프가 온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하루 이틀 정도만 좀 힘들 뿐이지. 그 이후에는 ‘아 내가 부족했던 탓이다. 운동을 더 열심해서 준비를 더 잘하면 다음 시합에선 좋은 성적을 거둘 거다.’ 이렇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비인기 종목 선수들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선수 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비교적 길게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는 이유로 ‘금수저가 아니냐’는 말을 듣곤 했다.
“금수저는 아니고 평범한 가정 출신입니다. 아버지까지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죠. 금액적인 부분을 다 저한테 투자하셨으니까요.”
실업팀에 소속되는 것도 선수에게는 경제적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실업 선수들에겐 사이클, 고정적인 소득 같은 경제적 지원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실업팀 소속 철인3종 선수의 연봉은 평균 5000만 원에서 6000만원 정도된다.
아침 운동이 끝났다. 이제는 청평 지역에 있는 생활체육공원으로 이동해 사이클과 마무리 달리기 훈련을 할 차례다. 시장하지만 1분 1초가 아쉬워 식사를 에너지 젤리로 대체한다. 항상 밥보다 운동이 먼저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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