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정예만을 위한 투자처가 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대신증권 강준호 책임PB와 함께 부자들의 투자 전략을 알아봤습니다. PB는 고객의 자산 관리를 컨설팅해주는 전문가인데, 고객 중에서도 부자들의 트렌드에 밝습니다. 부자들 투자 트렌드의 세 가지 포인트는 ‘대박 아니면 원금 보장’, ‘소수 정예 투자’, ‘세금과 인플레를 이겨라’로 나타났습니다.
[부자들의 투자 전략,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hC1WT_1196Q
◇ 대박 아니면 원금 보장
이날 강준호 책임PB는 부자들의 투자 트렌드로 절대적인 안전을 추구하거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두 가지 방향을 추구한다고 했습니다. 부자들은 특정 상품이 아닌 자신들이 꾸민 포트폴리오(자산꾸러미) 분산을 통해 중수익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하려는 투자 성향을 지닌다는 겁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금융회사를 찾아 ‘중수익 중위험’ 상품을 소개해달라고 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 책임PB는 “부자들의 포트폴리오는 적당한 수익을 위한 투자보다는 수익률이 낮더라도 철저히 원금을 지키는 보수적인 투자를 기본으로 하면서, 위험 자산에 기회 요인이 보일 때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고 했습니다.
실제 금융회사들이 부자들을 조사해서 낸 ‘부자 보고서’를 보면 이런 성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KB금융그룹이 낸 ’2020 한국 부자 보고서'에서는 한국 부자들의 투자 성향은 전반적으로 ‘안정지향형’이 가장 많지만, 지난 10년 전과 비교하면 ‘적극지향형’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KB금융그룹은 작년 7~8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부자 400명을 조사해서 이런 결과를 얻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부자들 중 안정지향형은 46.8%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런데 2011년과 비교하면 안정지향향은 20.2%포인트 감소했지만, 적극지향형은 13.5% 포인트 늘었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의 ’2021 코리안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부자들의 올해 투자 계획 금융상품 1위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21%를 꼽았고, 19%는 은행 정기예금을 꼽았습니다. 안전한 상품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56%의 부자들이 코로나 이후 주식 투자 비중이 늘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 재작년에 비해 해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대답이 재작년 말 6%에서 작년 말 12%로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은 작년 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 700명을 대상으로 이런 내용을 조사했습니다.
◇ 소수 정예 투자
강준호 책임PB는 이날 부자들의 투자 대상으로 PE(Private Equity)와 PD(Private Debt)를 꼽았습니다. 한정된 소수만을 위한 증권이나 대출채권에 투자를 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이나 규모가 큰 부동산의 경우 매각과 인수를 할 때 재무적 투자자들이 필요한데, 여기에 국내 연기금과 기관 투자자뿐만 아니라 부자들의 자금이 증권이나 대출채권의 형태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소수 정예만을 위한 투자처인 것이지요.
또 예전에 사모펀드 운용사가 운용하는 사모펀드를 은행, 증권사들이 소개하는 형태로 많이 투자했는데, 최근엔 ‘패밀리 오피스’를 통해 투자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패밀리오피스는 부자들의 자산배분, 상속과 증여, 세금 문제 등을 전담해주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말합니다. 역사상 세계 최고의 부자인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의 ‘록펠러 패밀리오피스’를 효시로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미 자리잡은 투자 방식입니다. 처음엔 부자들이 직접 고용한 투자, 세무, 회계 전문가들의 부자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형태였는데, 최근엔 각 금융사들이 다수의 부자 고객에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와 달리 사회공헌 활동 등까지 포괄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이민주 회장이 2008년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씨앤엠을 매각하면서 조성한 1조5000억원을 관리하기 위해 세운 에이티넘파트너스가 원조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이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내세우며 고객 확보를 위해 격전을 벌이고 있기도 합니다. 부자들의 소수 정예 투자에 일반 투자자들도 낄 수 있도록 최근엔 100만원 정도로도 사모펀드에 재간접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품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부자들은 소수 정예 투자를 할 때 자신의 판단을 중요시합니다. KB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나의 실력과 직감을 믿고 투자한다’는 비율이 54.3%에 달했습니다. 이는 2011년의 44.4%보다 늘어난 것입니다. 점차 투자 공부를 하고 자신의 판단을 우선시하는 부자들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일반 투자자들도 남의 말에 혹해서 투자하기 보다는 자신의 판단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세금과 인플레를 이겨라
강준호 책임PB는 부자들이 절세에 일반인보다 관심이 많다고 했습니다. 직장인들도연말 정산 등을 통해 쥐꼬리만큼이라도 세금을 아끼려고 하는데, 부자들은 더 하다는 애기입니다. 특히 부자들의 목표 중 하나에 상속과 증여가 포함돼 있다고 했습니다. KB금융그룹의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의 33%는 자산의 부를 이전하려는 상속과 증여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때 상속세와 증여세를 줄이려는 노력을 많이 합니다. 예컨대 재벌가들의 경우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주가가 떨어지자 증여를 많이 했습니다. 또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세 중과 등이 강화되면서 세금이 강화되기 이전에 자녀나 손주들에게 증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절세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부자들은 절세 상품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동시에 인플레 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해서 인플레를 이기려는 노력도 많이 합니다. 워런 버핏의 2011년 주주 서한을 보면 투자는 결국 이익에 대한 세금을 공제한 후에 장래에 더 많은 구매력을 받으리라는 합리적인 기대에 따라 구매력을 남에게 이전하는 행위라고 표현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구매력’인데, 이는 결국 인플레를 이기는 것을 가리킵니다. 즉, 투자는 세금과 인플레를 초과하는 성과를 거둬야 의미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강준호 책임PB는 “부자들은 일반인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도 하며, 자신의 판단에 의한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며 “자산이 많을수록 다양한 대상에 분산 투자를 하고, 세금과 인플레를 이기는 장기 투자를 통해 부를 형성하고 키워 나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부자들의 투자 전략,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hC1WT_1196Q
부자들의 투자 트렌드를 통해서 일반 투자자들도 얻을 교훈 세 가지를 꼽아 본다면 첫째, ‘자기 판단 능력을 키우자’는 것입니다. 투자는 자기 책임 아래에 하는 것입니다. 둘째, ‘소수 정예에게 주어지는 투자 기회를 찾아 보자’고 할 수 있습니다. 정보를 뒤지면 좋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셋째, ‘세금과 인플레를 이기는 투자처를 고민하자’입니다. 절세와 인플레 방어는 부자 뿐 아니라 누구나 바탕에 깔아야 하는 투자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현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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