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얘깃거리 드림

"같은 한국인이란 게 참 부끄럽습니다"

더 비비드 2024. 9. 9. 13:46
민폐 한국인의 ‘나라 망신’ 사례

 

필리핀 스노클링 명소의 산호에 ‘KIM’(킴) ‘MIN’(민) 등 낙서가 새겨져 있는 모습. /인콰이어러

필리핀 당국이 스노클링 명소로 알려진 관광지 버진 아일랜드에 외국인 관광객의 입장을 무기한 금지했다. 관광객들로 인해 무분별하게 훼손된 바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이곳에서 ‘KIM’ 등 한국 이름으로 추정되는 낙서가 다수 발견됐다는 점이다. 지난 4일(현지 시각) 필리핀 현지 매체 ‘보홀 아일랜드 뉴스’가 이와 같은 소식을 전했다.

필리핀 보홀 팡라오 섬의 에드가르도 아르카이 시장은 직접 관광객의 낙서가 그려진 산호초의 사진을 공개하며 “산호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해 재생이 필요하고, 해양 생물들이 다양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개된 산호초 사진에는 ‘KIM’(킴) ‘MIN’(민), ‘SOYUN’(소윤) 등 한국인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가 담겼다.

에리코 아리스 아우멘타도 주지사도 산호를 훼손하는 행위를 펼치는 이들을 잡기 위해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 그가 올린 한 영상에는 한 한국인 유튜버가 현지인 가이드와 함께 다이빙하며 산호에 이름을 새기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에리코 아리스 아우멘타도 주지사는 현지인 가이드 등 산호를 훼손한 이들을 찾는다며 글을 올렸고, 최근 이들이 관련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한 체육 협회 임직원들이 양궁 경기서 단체로 무매너 관람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국인이 해외에서 몰상식한 행동을 해서 눈총을 받은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파리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린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한 체육 협회 임직원이 소리를 지르고 상대 선수를 자극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글을 올린 A씨는 "양궁은 특히 집중해야 하는 종목이니 조용히 해야 하는데 이들은 선수가 샷을 하기도 전에 '나인! 나인! 나인!', '텐! 텐! 텐!' 등 장내 아나운서가 점수를 알려주기도 전에 무당이라도 된 것처럼 점수를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탈리아 관중들이 조용히 하라고 경고했지만, 한국 관중들은 전혀 입을 닫을 생각을 안 했다"며 문자 알림과 전화벨 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울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A씨는 “경기 도중 들고 있던 태극기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며 "자랑스러운 조국 대한민국이 아니고 세계 민폐 국가로 등극하는 순간을 보게 돼 정말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고 하소연했다.

일본 대마도의 한 신사에서 한국인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고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리고 간 모습. /엑스 캡처

지난 6월에도 듣는 이들의 얼굴을 붉히는 ‘나라 망신’ 사례가 있었다. 일본 나가사키현 대마도의 상징으로 불리는 한 신사가 한국인 관광객의 출입을 금지한 것이다.

해당 신사 관계자로 추정되는 일본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국인 관광객의 문제 행동을 공개하며 파장이 일었다. 올라온 영상에는 한국인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경내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고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리고 바닥에 침을 뱉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한국인 여성이 담배를 피우다 꽁초를 바닥에 버리자, 주위에 있던 한 일본인이 이를 나무랐고, 이내 여성이 꽁초를 다시 주워 돌아가는 모습도 있었다. 버려진 담배꽁초가 한 무더기로 찍힌 모습도 포착됐다. 신사 부지 내에서 흡연하고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는 조례로 금지돼 있다.

이 외에도 한 중년 여성 무리가 경내에서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한국인이 빌린 렌터카가 도로를 역주행했던 일도 있었다. 주의를 주는 일본인을 향해 'X바리'(일본인을 비하하는 말)라고 말한 사실도 전해졌다. 해당 신사 관계자는 "작은 신사에서 한국인의 문제 행동까지 대응하는 것은 어렵다"며 "한국인 출입 금지를 해제할 생각이 없다. 우리는 이곳을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인 관광객의 문제 행동이 계속해서 알려지며 뭇매를 맞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여행 관계자는 “한국인의 배려 없는 행동은 불쾌감을 유발할 뿐 아니라,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자칫 부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며 "해외여행 중에는 해당 국가의 문화나 예절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소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