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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경제

"지방 살지만 서울에 집 한 채는 있어야죠."

서울 아파트 원정 구매

타지역 거주자가 서울 아파트를 사들이는 ‘원정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서울 아파트 값은 빠르게 오르는 반면, 인구와 일자리가 줄어드는 지방 아파트 값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이다.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도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서울만 한 데가 없어’ 외지인 투자 몰린 지역

타지역 거주자가 서울 아파트를 사들이는 ‘원정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더비비드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에 살지 않는 타 지역 거주자가 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거래는 1396건으로1063건이었던 전월보다 31.3% 증가했다. 이는 2020년 12월(1831건)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은 지난 1월 564건에서 2월 621건, 3월 785건, 4월 1061건, 5월 1063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6월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를 구별로 보면 광진구가 120건으로 가장 많았다. 광진구에서 매매된 아파트는 총 234가구였는데, 절반 이상을 외지인이 사들인 셈이다. 이어 강동구 110건, 송파·성동구 각 101건, 영등포구 74건, 서초구 75건, 마포구 68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게티이미지뱅크

전체 아파트 거래 중 외지인 매수 비율은 광진구(51.2%), 영등포구(32.3%), 용산구(27.6%), 동작구(27.5%) 순으로 높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초와 강남보다는 가격 면에서 접근 가능한 지역 중 선호도가 높은 광진·송파·성동 등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지방 아파트에 투자하는 외지인은 갈수록 줄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전국적으로 들썩인 2020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외지인 투자 비율이 가장 높았던 세종은 지난 6월 외지인 매입이 121건에 그쳤다. 634건이었던 4년 전보다 80% 넘게 줄어든 것이다. 외지인 투자가 끊기자 올해 세종 아파트 값은 5.35% 하락해 17개 시도 중 가장 큰 내림 폭을 보였다.

◇심화된 분양 시장 온도차

분양 시장의 양극화도 심화되는 추세다. /게티이미지뱅크

분양 시장의 양극화도 심화되는 추세다. 올 1~7월 분양에 나선 서울 12개 단지 1순위 청약에는 1481가구 모집에 22만472명이 몰려 경쟁률이 148.9대1에 달했다. 지방은 1순위 평균 경쟁률이 10.6대1에 그쳤다.

지난 5일 청약 신청을 받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 특별공급에는 62가구에 1만2092명이 몰려 평균 19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특별공급에 나선 전북 군산시 경장동 ‘효성해링턴플레이스 군산’은 97가구 모집에 8명만 신청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고금리로 부동산 급락기를 겪으면서 ‘서울만 오른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서울의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다주택자 규제를 풀지 않는 이상 서울과 지방의 극심한 양극화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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