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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경제

서울시가 480억 쏟았지만, 유령마을 된 서울 한복판 명소의 정체

서울시가 종로구 신문로2가에 있는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철거하고, 서울광장 10배 크기의 역사문화공원을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도시 재생 프로젝트로 조성한 이 마을은 좀처럼 활성화되지 않아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관리 및 각종 운영비로 적지 않은 돈을 써 ‘세금 낭비’라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명소 꿈나무였지만 실상은 ‘유령마을’

돈의문 박물관 마을의 전경. /서울시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원래 노후 주택, 식당 등이 즐비한 새문안마을이라는 동네였다. 서울시는 이 지역을 재개발하면서 조합에서 기부 채납 받은 땅 9100㎡(약 2700평)에 박물관 마을을 조성했다. 마을을 만드는 데 330억원이 들었다.

서울시는 박물관 마을을 도심 명소로 만들 구상이었지만 좀처럼 활성화되지 않았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는 음식점, 공방, 갤러리 등이 줄줄이 문을 폐업하며 ‘유령 마을’이라 불렸다.

이후 민간 업체에 마을 운영을 맡기고 한식, 한복 등 체험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를 위해 매년 20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효과가 미미했다는 게 서울시의 평가다.

◇”세금만 쓰고 7년을 돌아왔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 지도. /서울시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꽤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서울시의회에서도 서울시의회에서도 “서울 도심 금싸라기 땅이 사실상 방치돼 있다” “세금 낭비 사례”라는 비판이 계속 나왔다. 일부 시설의 입찰을 두고는 특혜 의혹이 일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17년부터 서울시가 공사비, 위탁 운영비 등으로 쓴 돈은 480억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월 평균 방문객은 4만명 수준에 그쳤다.

경희궁 일대 역사문화공원 예상도. /서울시

서울시가 2022년 박물관 마을을 자체 평가한 결과를 보면 운영상 허점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서울시는 박물관 마을이 인근 직장인 대상으로 메타버스, 여행 글쓰기 등의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 본래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족한 홍보도 문제로 지적됐다. 50명 대상으로 진행한 이벤트 참가자가 10명뿐이었던 적도 있다.

도시나 문화 분야 전문가들은 “근현대 유산을 보존한다고 했지만 마을 건물 대부분이 2017년 당시 신축한 것이고 과거 모습을 그대로 고증해 재현한 것도 아니다”고 지적한다. “사대문 중 유일하게 복원되지 못한 서대문(돈의문) 자리가 박물관 마을 근처인데 차라리 돈의문을 제대로 복원했어야 했다”, “박물관 마을 대신 공원을 조성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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