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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얘깃거리 드림

광주에 BTS 제이홉 테마 거리가 생긴다고?

지자체 연예인 거리 조성에
뒤따르는 우려들

광주 북구에 BTS 제이홉 테마 거리가 조성된다. 12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제이홉 테마 거리 ‘홉 스트리트(HOPE STREET) 조성 사업 디자인 개발 및 실시설계 용역’을 끝내 연말 준공 목표로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다.

삼각동, 일곡동, 일대 공원 스팟존 3곳과 거리 포토존 6곳, 청소년 거점센터 2곳이 마련된다. 공원 스팟존 3곳은 놀이(Exciting Zone)와 치유(Healing Zone), 꿈(Dream Zone) 등의 테마로 나눴다.

광주 북구청 전경. /광주 북구청

북구 관계자는 "미래 세대의 꿈과 희망을 키우기 위한 인프라를 만들고자 했다"며 "주민과 청소년이 함께 가꾸고 힐링하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연예인 편승 마케팅에 대한 전시행정 우려도 나온다. 연예인의 명성을 이용해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실제로 이번 제이홉 테마 거리에는 19억 20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 투입된다. 지속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연예인 편승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예인의 경우 행보에 따라 대중의 반응은 실시간으로 달라진다. 연예인 거리를 조성해 지역 관광 활성화를 꿈꿨지만, 일부 연예인의 행적으로 인해 곤욕을 치른 지자체도 있다.

경상북도 김천시는 ‘김호중 길’ 철거를 지자체 차원에서 검토 중이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가 뺑소니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기 때문이다.

김천시에 조성된 김호중 길. /김천시

2021년 김천시는 2억원을 투입해 ‘김호중 길’을 조성했다. 김 씨 모교인 김천예술고등학교 인근 골목에 조성된 거리는 팬클럽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김 씨 벽화, 노랫말로 꾸며졌다. 김호중 소리길에 들어간 국민 세금은 약 9억원이다. 해당 길은 매년 10만명, 2023년에는 15만명 이상이 방문해 지역 관광 활성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현재는 김호중의 뺑소니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연예인 마케팅의 폐해를 보여주는 거리가 됐다.

지자체의 연예인 마케팅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근린공원에 위치한 승리 숲. /트리플래닛

2015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근린공원에 조성됐던 ‘승리 숲’이 대표적이다. 승리의 팬클럽은 승리의 26번째 생일을 기념해 나무 200여그루를 심어 승리 숲을 조성했다. 하지만 2019년 ‘버닝썬 게이트’에 승리가 연루되자 해당 부지를 제공한 강남구까지 비난을 받아야 했다.

지워지고 있는 박유천 벽화. /온라인 커뮤니티

인천 계양구 서부천 일대에 조성됐던 ‘박유천 벚꽃길’도 박유천의 마약 투약 혐의 이후 한 봉사 단체에 의해 철거됐다. 봉사 단체는 당시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을 우상화할 이유가 없다”며 철거 이유를 설명했다.

연예인 특화 거리 조성은 ‘성지순례 1순위’ 관광지가 돼 지자체 관광 활성화에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지 않은 국민 세금이 투입되기에 신중해야 한다. 연예인의 행실에 따라 실시간으로 대중의 평가는 달라진다. 자칫 구설수에 연루된 연예인 때문에 지역 이미지도 추락할 수 있다.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위험 요인도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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