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중국 경제 전망
중국 경제성장이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중국 경기 전망이 어두워서다. 중국 정부는 올해 중반부터 금리 인하, 세금 감면 등 각종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미·중 갈등, 부동산 침체, 경기주체 심리 위축, 지방정부 부채 등 각종 문제가 쌓여있어 경기가 쉽게 회복세로 돌아서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중국 경제 현황과 전망을 정리했다.
미 월가의 ‘큰손’인 사모펀드들이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 시각) “월가 대형 사모펀드들의 중국 투자 펀드 모집 규모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1000억달러(130조원)에 달했지만,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43억5000만달러(5조6000억원)로 줄었다”고 전했다. 월가 사모펀드들의 중국 투자금이 예년의 5%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가 세운 미국의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3분기(7~9월) 중국 주식을 대거 팔았다. 전기차 회사 샤오펑·리오토, 제약사 허치메드 등 10종목은 모두 팔았고, 전자상거래 플랫폼 핀둬둬 등 17종목의 비중을 줄였다. 칼라일 등이 중국 관련 펀드 모집을 중단했고, 뱅가드, 반에크와 같은 공모펀드 운용사들도 중국 펀드 출시 계획을 접었다.
중국 주식과 채권 투자 역시 급격히 줄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중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액은 310억달러(약 40조원) 감소했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국제 자본이 중국을 떠나는 이유는 중국 경제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11월에는 0.5%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코로나로 인한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면 감소세가 멈췄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내수의 ‘바로미터’인 수입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전년 대비 줄다가 10월에 잠깐 3% 상승한 뒤 지난달 다시 0.6% 감소했다.
지난 5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당국이 부채가 많은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증거가 늘어났다는 이유에서다. 7일엔 홍콩과 마카오, 중국 국영기업 및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도 낮췄다.
시 주석이 추진해온 ‘일대일로’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이탈리아가 탈퇴하면서 중국의 대외 전략에 차질이 생긴 것도 악재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요 7국(G7) 중 유일한 일대일로 참여국이었던 이탈리아는 지난 3일 일대일로 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식 서한을 전달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 위기는 여전하다. 중국 부동산 위기의 단초가 된 헝다그룹, 비구이위안 등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가 줄줄이 파산 위기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주택 과잉 공급 문제가 해소되려면 적어도 4~6년은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에선 소비자 물가가 2개월 연속 하락하며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동반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중국 소비자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0.5% 하락했다. 지난 10월 -0.2%를 기록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시장 전망인 -0.2%에도 못 미쳤다. 지난 2020년 11월 이후 3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이기도 하다. 소비자 물가의 선행 지표인 생산자 물가도 11월에 작년 같은 달보다 3% 하락해, 14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다.
중국이 올해 코로나 봉쇄를 전면 해제했을 때는 경기 회복 기대가 컸지만, 그와 반대로 오히려 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10월 “부동산 위기와 구조적 요인으로 중국의 성장 전망이 어두워졌다”면서 내년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4.8%에서 4.4%로 하향 조정했다. S&P글로벌은 중국 부동산 위기 악화로 내년 성장률이 3%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당국이 내년 성장률 목표를 5%가량으로 보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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