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부자 동네' 지형이 바뀐다
올해 부촌 목록에 서울 강남·서초·종로·용산구에 이어 성수동을 포함한 성동구가 이번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한국 부자 지형에 달라진 움직임을 정리했다.
1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사람은 45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0.89%로 추정됐다. 2021년 말의 42만4000명보다 3만2000명(7.5%) 늘어난 것이다.
다만 부자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747조원으로 1년 사이 136조원(4.7%) 줄었다. 부자들의 금융자산이 뒷걸음질한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연구소는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주식과 채권 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이 자산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서울 강남·서초·종로·용산구에 이어 성동구가 새로운 부촌으로 등장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부(富)의 집중도 지수’를 산출해 부 집중도가 1.0을 넘으면 부촌으로 분류했는데, 성동구가 이번에 처음으로 1.0을 넘은 것이다. 부자들은 서울,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거주 비중이 70.6%로 가장 높았다.
초고가 소비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고가 수입차를 구입하는 연령대가 더 어려지고, 전통적인 부촌을 벗어나 소비 지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11일 한국수입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9월 1억원 넘는 수입차를 새로 구매한 40대 이하 개인은 2886명이었다. 이는 5년 사이 4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수억~수십억원을 버는 젊은 유튜버·일타 강사·웹툰 작가들이 등장하고, 최근 수년간 부동산·주식·가상화폐 등 자산 가격 폭등, IT·게임 업계에서 벌어진 고액 연봉 스카우트·스톡옵션 등으로 목돈을 벌어들인 ‘영 리치’(젊은 부자)가 많이 늘어난 게 이유로 꼽힌다. 지역별로 서울 강남구(263명)·서초구(203명)·송파구(155명) 3곳에 주로 몰려 있었다.
올해는 1만2162명으로 321% 늘었는데 지역별로 강남구(581명)·서초구(404명)에 이어 인천 연수구(345명)와 경기 화성시(335명) 순으로 많았다. 연수구와 화성시는 2019년엔 각각 55명, 63명에 그쳤는데 5년 새 5~6배가 되면서 송파구(327명), 판교가 있는 분당구(310명)를 앞질렀다.
연수구는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곳이다. 최근 10년 새 삼성바이오로직스, 포스코엔지니어링, 코오롱글로벌, 셀트리온 등 대기업이 뎌럿 입주하면서 젊은 직장인이 자리를 잡았다. 연수구에 주민등록한 주민들의 평균 나이는 40.8세에 불과하다. 화성시도 비슷하다. 동탄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삼성전자 화성·평택사업장, 현대차 남양연구소나 기아 화성공장 등으로 출퇴근하는 이가 많다. 이곳도 평균 나이가 38.8세로 젊다.
20~30대가 차지하는 백화점 VIP 비율도 늘었다. 현대백화점의 전국 16개 점포 중 매출 1위는 경기도 성남 판교점이다. 작년 1조4532억원 매출을 거뒀다. 판교 테크노밸리에 IT 기업들이 대규모로 입주해 있어 전체 고객의 50%가량이 20~30대다. 현대백화점의 ‘2030 VIP’ 라운지는 여의도 더현대서울과 판교점에만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강남과 부산 해운대, 경기 용인시, 대전 점포를 중심으로 20~30대 VIP 고객 비율이 2019년 18%에서 2022년 25%로 늘어났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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