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피일 미뤄지는 3기 신도시 착공 일정
25만 가구 규모의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업이 지연되면서 청약을 기다리는 무주택자들의 불안 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토지 보상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2025년경으로 예정된 입주가 이미 1~2년씩 밀렸는데, 여기에 금리 인상, 공사비 상승,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2030년쯤에야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자꾸 미뤄지는 3기 신도시 입주 예정 시기
3기 신도시 상당수 지역의 입주 예정 시기가 미뤄지는 추세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8~2019년 사이 발표된 3기 신도시 5곳의 입주 예정 시기는 2025~2026년이었지만, 최근 조사에서 이보다 1~2년 밀렸다.
실제로 3기 신도시 중에서 서울 강남 접근성이 좋아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경기 하남시 교산지구의 입주 예정 시기는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이 지구의 경우 2018년 12월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이후 4년 만에 토지 보상을 마치면서 올 상반기 중 공사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된 바 있다. 하지만 농가 및 축사 철거 업체 선정을 두고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주민들이 갈등을 빚으면서 착공이 지연된 것이다.
7만 가구로 규모가 가장 큰 광명시흥 지구도 작년 11월 사업계획을 확정했지만 올해 6월에 들어서야 토지 보상을 위한 기본조사에 들어갔다. 토지 보상이 늦어지면서 2029년 목표였던 첫 입주가 2030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작년 11월 대지 조성 공사를 시작한 인천계양은 당초 2025년 입주를 목표로 했지만 작년 9월 2026년 상반기로 밀렸고, 최근 2026년 하반기로 또다시 밀렸다. 6만8000가구 규모의 남양주왕숙도 2021년을 목표로 했던 착공이 올해 6월로 밀리면서 입주 예정 시점도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늦춰졌다.
이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공공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에서 핵심 철근 부품인 전단 보강근이 누락된 것으로 발견되면서 3기 신도시 공급 일정에 더욱 차질이 생겼다. 3기 신도시 상당수 지역이 토지 보상 문제를 매듭짓고 오는 10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철근 누락 사태로 설계·시공·감리 등을 위한 용역 발주가 중단되고 각종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점점 커지는 무주택자들의 서러움
문제는 3기 신도시 개발 지연에 따른 피해를 수요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3기 신도시 입성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수요자들이 이도 저도 못하게 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하남 교산지구 입주를 위해 해당 지역에서 전세로 거주 중인 한 수요자는 “가점이 높아서 다른 아파트 청약에도 도전할 수 있었지만 신도시의 쾌적한 거주 환경과 저렴한 분양가 때문에 통장을 아꼈다”며 “입주가 이렇게 늦어질 줄 알았다면 집값이 조금이라도 쌀 때 다른 아파트를 사는 게 나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사전 청약에 당첨됐어도 문제다. 정부는 2021년 7월부터 3기 신도시 1만6000여 가구의 사전 청약을 진행했고, 올 연말까지 3300가구를 추가로 받을 계획이었다. 정부는 사전 청약을 진행하고 1~2년 내에 본청약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아직 본 청약 일정이 확정된 곳은 없다. 사전 청약 입주자 모집 공고에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 ‘본청약 시점의 분양가가 다를 수도 있다’는 조항이 있어 본청약이 늦어지거나 분양가가 뛰어도 당첨자들은 문제삼을 수 없다.
설상가상 주택 인허가·착공 물량이 급감하면서 민간 아파트 시장의 공급 절벽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신축 아파트 시장이 무섭게 얼어붙는 등 공급 공백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3기 신도시까지 밀린다면 주택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극에 달할 수도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급을 앞당겨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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