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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순간

"수확 앞둔 4월 제철 귤, 늦게 시작했지만 달달한 내 인생 같아"

제주도 카라향 농부의 하루

중문농협 카라향 공동선별출하회 홍동표 회장. /이들의순간 캡처

천혜향, 한라봉과 같은 일반적인 만감류와 달리 따뜻한 봄날에 먹어야 가장 맛있는 귤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신품종 ‘카라향’입니다. 남진해라고도 부르는 카라향은 재배를 시작한 지 10년도 안 돼 제주에서도 소수 농가만 기르는 희소한 품종입니다. 홍동표(65) 중문농협 카라향 공동선별출하회 회장님의 농가를 찾아 카랴향의 매력을 알아봤습니다.

◇5년 전 재배 시작, 신품종 귤

카라향은 4~5월이 제철입니다. 만감류 중 수확 시기가 가장 늦죠. 국내에는 2008년 농업기술원을 통해 처음 알려졌는데요. 홍동표 농부는 5년 전, 천혜향을 기르던 밭의 3분의 1을 과감히 정리하고 카라향 묘목을 새로 심었습니다.

카라향은 카라만다린과 길포 폰칸이라는 귤을 교배해 만든 만감류입니다. 과피가 부드러워 귤처럼 쉽게 벗겨 먹을 수 있죠. 생김새는 일반적인 감귤보다 조금 크고, 과피가 울퉁불퉁합니다.

만감류 중에서도 고당도에 속합니다. 카라향의 당도는 최소 15브릭스에서 최대 17브릭스까지 측정됩니다. 당도를 측정할 때 사용한 손이 바로 끈적해질 정도로 당도가 높죠.

◇제주 토박이, 홍동표 농부의 카라향 재배법

과즙이 많고 당도가 높은 것이 카라향의 특징이다. /이들의순간 캡처

귤밭은 따로 길이 없어 마치 정글을 연상케 합니다. 나뭇가지를 헤쳐가며 들어가니 주황빛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땅을 보니 잡초가 가득합니다. 친환경 농법인 ‘초생 재배’ 방식으로 카라향을 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초제나 농약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풀을 가꿔서 거름으로 쓰는 건데요. 잡초 때문에 땅이 물을 많이 머금고 있어 카라향 열매도 신맛이 없고 과즙이 풍부합니다.

카라향을 딸 때는 가위질을 두번 해야 합니다. 가지에서 열매를 분리할 때 한번 하고, 꼭지 길이를 최대한 짧고 뭉툭하게 자르기 위해 남은 가지를 다시 다듬어야 하죠. 열매가 소쿠리에 담겼을 때 서로 긁히지 않게 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500평 귤밭에서 열매를 수확하는 데 3일 정도 걸립니다. 8000kg의 열매를 수확하고, kg당 4000~5000원 사이의 가격으로 농협이 수매합니다.

◇수확한 귤은 어디로 가나요

선별기 위에 올려진 카라향의 모습. /이들의순간 캡처

서귀포시 중문 지역에서 수확한 카라향은 ‘중문감귤거점산지유통센터’로 갑니다. 저온 저장고에서 열매를 보관하다가, 주문량에 맞춰 선별 포장 작업을 거친 후 전국 각지로 배송되죠.

카라향은 5~27과(과: 3kg에 감귤이 들어가는 개수)로 구분합니다.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손수 한 알씩 선별기에 올리죠. 선별기에는 비파괴 당도 측정기(대상물을 파괴하지 않고 레이저를 이용해 당도를 측정하는 기기)가 장착돼 있어, 품질 기준인 12브릭스 이상인지 확인합니다. 상급품 과실은 18~22과에 속합니다.

홍동표 농부는 ‘열매를 수확해 떠나보낼 때의 기쁨은 농부만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카라향은 ‘봄에 귤 수확하는 재미를 알게 해준 효자’라며, 앞으로도 맛있고 예쁜 카라향을 재배하기 위해 계속 공부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연매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밭 500평 기준 약 3000만~4000만원의 수익이 나고, 연간 경영비는 1000만원 정도입니다. 순이익이 2000만~3000만원 정도 나는 거죠. 따로 하는 천혜향 밭까지 모두 합하면 평균 600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전부 제가 가져가진 못합니다. 수익이 나면 또 신품종을 심어보거나. 땅을 더 사서 규모를 키워야 하죠.”

/김영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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