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취업 분투기(11) ‘쓰리잡러’ 김미영씨 이야기
아들 셋 싱글맘이다.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식비와 교육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막막한 현실에 주저하는 대신 ‘N잡’이라는 길을 택했다.
피나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엄마의 노고를 알아챈 아들들은 사춘기도 없이 멋진 사회인으로 성장했다. 메리츠화재의 프리랜서 보험설계사(FP) 메리츠파트너스로 활동 중인 김미영씨(52) 이야기다. 쓰리잡으로 세 아들을 키우고 두 아들을 대학까지 보낸 김 씨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쓰리잡으로 아이 셋 홀로 키운 엄마
72년생이다. 요즘 대세라는 N잡러다. 본업은 대형마트 매장 관리직원이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12년간 이 일을 해왔다. 두번째 직업은 FP다. 메리츠화재의 프리랜서 보험설계사 제도인 메리츠파트너스로도 활동 중이다. 세번째 직업은 사무보조자다. 한달 중 열흘가량은 데이터를 관리하는 일을 한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제 20대 중후반이 된 세 아들을 홀로 키웠습니다. 결혼 전에는 건설사의 현장감독 담당자로 일했어요. 출산 후 아이들을 돌보느라 일을 관뒀습니다. 오랜 공백기를 보낸 후 2012년부터 대형마트의 매장 관리직으로 다시 경제활동에 뛰어들었습니다.”
- 지금은 여러 일을 하는데요. N잡러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이들 때문이죠. 아들 셋이라 식비만 매달 100만원이 나가요. 게다가 아이들이 커가면서 교육비 부담이 커졌어요. 학원비만 한 달에 평균 200만원 가까이 나갔으니까요. 대학을 보냈다고 끝나는 게 아니더군요. 세 아들 중 둘이 대학에 진학했는데, 등록금을 내야 하는 시기에는 학기당 1000만원을 내야 했습니다. 살림살이가 빠듯하다고 느끼고 있을 때 메리츠화재의 지점장이었던 지인이 파트너스를 권했어요. 아이들 교육비 정도는 벌 수 있고, 저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말에 마음이 동했죠.”
- 업무 당 시간을 어떻게 할애하나요.
“본업인 마트에서는 매일 7시간 근무합니다. 파트너스 설계사 일은 프리랜서 개념이라 매일 하는 건 아니에요. 상담 요청이 들어오면 일을 하는 구조라 들이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길어도 상담이 들어왔을 때 2~3시간 정도만 할애하면 끝입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작업 일은 짧게는 3시간, 길게는 5시간가량 소요되는데요. 집에서도 할 수 있어서 유연한 편입니다.”
- 보험설계사는 자격증이 있어야 하지 않나요.
“맞아요. 처음 인터넷에서 메리츠 파트너스란 걸 알게 된 후에요.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며칠 온라인 강의로 공부했습니다. 처음에는 용어가 생소했어요. 보험 가입 전 설명을 들은 적은 있지만 제가 전달하는 입장이 되니까 다르더군요. 암기가 기본이지만 이해를 안하고 암기만 하는 건 소용이 없었습니다. 납득 가지 않는 내용이 있으면 멘토에게 연락해서 설명을 들으며 하나하나 체득했습니다. 조력자가 항상 옆에서 도와주니 든든했어요. 요즘은 학습용 앱이 잘 구축돼 자격증 취득 시간이 대폭 단축됐다고 들었어요.”
- 보험 지식이 부족한 상태로 공부해서 쉽지 않았겠어요.
“보험에 대해서 하나씩 새로 배워 나가는 기분이었어요. 예컨대, 저는 회사 실비 보험과 개인 실비 보험에 가입했는데요. 취득 전까지는 중복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줄 알았는데요. 보험사 간 비례해서 분담하는 구조더라고요. ‘내 것부터 돌아보자’는 마음으로 자격증을 따고 제 보험부터 다시 설계했습니다. 그동안 권유 받아서 가입한 보험 중에 중복되는 것은 모두 해지했어요. 보는 눈이 생기니까 이런 게 좋았어요. 보험 리모델링이야말로 최고의 재테크 전략이니까요.”
◇알을 깨고 나오니 세상이 달라 보였어요
2019년 설계사로 첫 발을 뗐다. 일단 내 보험을 재설계하는 일부터 했다. 설계사는 보험을 유치할 때마다 월 납입 보혐료의 10~12배 가량을 수당으로 받는다. 내가 나를 위한 보험 가입을 해도 같은 수당을 받는다. 이것만 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보험을 그대로 재설계만 했을 뿐인데 목돈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실적 독촉을 하지 않으면서 본인 보험 점검에서 시작하라는 메리츠 파트너스의 제도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시작을 하고, 친구나 가족, 회사 동료들의 보험을 점검해 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메리츠파트너스의 멘토 제도도 큰 도움이 됐다. 상품 선택이나 설계 등 주요 단계마다 자세히 설명해줘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 본인 외에 처음 가입을 성사시킨 고객이 기억나나요.
“매달 100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내고 있던 분이었어요. 상당수가 종신보험(종신보험 은 피보험자가 살아있는 동안 적용되는 생명보험)이었고, 실질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소액에 불과했어요. 그분의 보험을 완전히 뜯어고쳤습니다. 지금도 종종 연락이 오세요. 나이가 들면서 병원에 갈 일이 많은데 큰 도움이 된다고요. 이 분의 소개로 자녀분들의 보험도 제가 설계했습니다.”
- 보험설계 과정이 궁금합니다.
“상담 의뢰가 들어오면 고객의 신상부터 공유 받습니다. 어떤 보험에 가입했고, 어떤 보상이 필요한지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죠. 질병이나 병원 진료 내역도 고지 받아야 해요. 유병자는 가입 시 제약이 있거든요. 이후 데이터를 추출해서 고객에게 꼭 필요하지만 놓치고 있는 부분을 설명해요. 불필요한 것도 말씀드리죠. 궁금한 것은 멘토에게 질문하고, 멘토와 함께 설계합니다. 전업 설계사는 보험 리모델링을 직접해야 하지만 파트너스는 멘토의 도움을 받아서 할 수 있습니다. 의사판단에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죠. 그다음 모바일로 제안서를 드립니다. 다만,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연로한 고객들은 직접 만납니다.”
- 나만의 상담 철학이 있다면요.
“가입 성사 시 고객이 매달 내는 보험료의 10배 가량의 금액을 수수료로 받는데요. 수수료를 많이 받으려고 필요 없는 보험을 끼워서 제안하지는 않아요. 필요한 것만 제시하죠. 저도 세 아이를 키워서 신중할 수밖에 없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요. 보험료라는 게 한 번 내고 마는 게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다달이 납부하는 거잖아요. 유지 못할 보험을 제시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상담을 진행했더니 보험 설계가 잘 된 고객에게는 굳이 가입을 권하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잘 유지하라고 하죠. 그랬더니 어떤 분은 오히려 지인을 소개해 줬어요. 솔직함이 통한거죠.”
◇한 발 내딛기가 어려웠는데, 그 한 발을 내디디니 너무 좋습니다
전속 FP가 아닌 프리랜서라 소득이 고정적으로 발생하진 않지만 계약 성사 시 적잖은 돈이 통장에 들어온다. 월 700만원을 벌어들인 적도 있다. 평상시엔 월급의 1.5배가량의 소득을 벌어들인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계좌에 차곡차곡 모아 자녀들의 등록금이나 식비로 사용한다.
- 심리적으로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 같아요.
“처음 혼자서 아이 셋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 됐을 때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고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였습니다. 상처를 많이 받아서 사람 만나는 게 두려웠어요. 자격증을 따고 제 보험부터 들여다본 이유가 남을 만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멘토에게 무서워서 하기 싫다고 말한 적도 있죠. 그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그렇게 계약이 하나 둘 성사되고, 꾸준히 공부를 하면서 지식을 쌓으니까 자신감이 생겼어요. 처음엔 발 내딛기가 어려웠는데, 그 한 발을 내디디니 너무 좋습니다. 사람 만나는 즐거움을 알게 되고, 그 사람들이 무섭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매일매일이 뿌듯합니다.”
- 가장 뿌듯했을 땐 언제였나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종료되고 아이들과 일본 오사카로 여행을 갔어요. 처음으로 아들 셋을 다 데리고 해외로 나가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됐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었어요. 일상에서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게 있으면 편하게 사줄 수 있어요. ‘이번 달은 힘들 것 같아. 안돼’ 이런 말을 안 해도 돼서 좋죠.”
- 이 일의 최고 장점은 무엇일까요.
“본업을 하면서 부가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서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습니다. 실적압박이 없으니 스트레스가 없고 제가 원하는 때에만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점도 좋고요. 나이 제약이 없는 것도 장점입니다. 지금 세 가지 일을 하고 있지만 파트너스를 제외하고는 정년이 있어요. 한 직장에만 몸을 담고 있으면 은퇴 후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 되잖아요. 제겐 파트너스라는 뒷배가 있어서 정년이 두렵지 않아요.”
-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부업이지만 에너지가 들지 않는 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주부나 자영업자, 정시에 퇴근할 수 있는 분에게 적합한 것 같아요. 성격적인 부분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많은 주부들이 이 일에 관심을 가지다가도 사람 만나는 게 두려워서 못하겠다고 하는데요. 도움을 요청하면 멘토들이 나서서 도와줍니다. 저도 그렇게 적응했어요. 다만 정직한 사람이 해야 합니다. 진심 어린 상담과 공감이야말로 최고의 영업 전략이니까요.“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지금처럼 열심히 해서 내 집을 마련하고 싶어요. N잡으로 벌어들인 돈을 차곡차곡 모으면 가능한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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