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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세미 하나로 1267억원 매출, 구멍의 뜻밖의 용도

판매고 2500만개 기록한 스크럽대디 이야기

‘이런 것도 파나’ 싶을 정도로 아마존에는 다양한 제품이 넘쳐납니다. 제품을 제작하게 된 계기와 선택의 기로에 선 대표들의 이야기. 세계 최대 시장 미국에서 아이디어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아이디어 탱크’를 연재합니다.

모든 가정 서랍에 있는 3M의 스카치테이프, 세탁실의 다우니나 피죤. 자신의 수세미(스펀지)도 이들 제품처럼 모든 가정의 싱크대에 있게 될 것이라고 주변에 얘기하고 다녔던 스크럽대디(Scrub Daddy)의 애런 크로스.

애론 크로스. /더 CEO 컴퍼니

실제 그는 성공적인 투자 유치 후 2019년 판매기록 2500만개, 매출 1267억원 수익 355억원의 기록을 세웠다. 미국 전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 수세미는 한국에서도 ‘수세미 아빠’라 불리며 널리 알려져 있다. 3M 같은 글로벌 기업에 맞서 한 평한 남성의 집착과 열정이 이뤄낸 성과다.

◇애론 크로스가 수세미에 집착하게 된 이유

애론 크로스는 문득 더러워진 손으로 서류 작업을 하던 중, 빠르고 깨끗하게 손을 닦을 수 있는 특별한 수세미를 제작해 보기로 했다. /스크럽대디 홈페이지

18년 동안 제조업체에서 일한 애론 크로스는 문득 더러워진 손으로 서류 작업을 하던 중, 빠르고 깨끗하게 손을 닦을 수 있는 특별한 수세미를 제작해 보기로 했다. 그 이후 수세미의 세계에 푹 빠졌다.

애론은 물의 온도에 따라 수세미의 강도가 달라지는 특별한 수세미를 고안했다. 차가운 물에서는 딱딱해지고, 따뜻한 물에서는 말랑해지는 수세미. 상황에 맞게 수세미를 사용해 별다른 액체 세제 없이 가스레인지, 프라이팬 등의 찌든 때를 말끔하게 벗겨낼 수 있다.

스크럽대디의 수세미에는 스마일 표정처럼 두 개의 눈 구멍과 입이 뚫려 있는데, 괜한 장식이 아니다. 눈처럼 뚫린 두 개의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쉽게 컵 같은 깊은 곳을 세척할 수 있고, 입모양에는 숟가락과 주걱 같은 도구를 넣어서 깔끔히 씻어낼 수 있다. 모두 쓸 데 가 있는 구멍이었던 것. 그야말로 아이디어 상품이다.

◇새로운 돌파구를 보여준 프로그램

액체 세제 없이 가스레인지, 프라이팬 등의 찌든 때를 말끔하게 벗겨내는 스크럽대디 수세미. /유튜브 두번째월급

스크럽대디는 성공을 거두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쳤다. 처음엔 차량 정비소에 적합한 제품이라 생각해 제안했지만, 엔지니어라는 너무 니치한 타깃만 공략해 확장성이 부족했다. 정비소에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닌 데다가 가격까지 비싸 번번이 거절당했다. 어쩔 수 없이 기존에 운영하던 비즈니스를 3M에 넘겼는데, 창고에 남은 스펀지들은 무시를 당했고, 판매는 커녕 버려지기 일쑤였다.

애론 크로스는 스크럽대디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 TV 앞에 나섰다. 미국 ABC에서 2009년부터 방송 중인 사업 오디션 프로그램 <샤크 탱크>에 출연한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스크럽대디 제품들. /스크럽대디 홈페이지

왜 스크럽대디 제품에 투자해야 하냐는 물음에, 애론 크로스는 단 하나의 이유를 말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자동화된 제조 공장이 필요하다는 답이었다.

그는 방송 내내 18년 동안의 제조 공장 운영 경험을 어필하며 스크럽대디 제품이 훨씬 효율적으로 제작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샀다. 제품뿐만 아니라 도메인과 상표권까지 이미 확보한 상태라는 점도 큰 매력 포인트로 소구 됐다.

프로그램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투자자들. /유튜브 두번째월급

◇자신의 제품에 대한 확신과 의지

애론 크로스는 하나의 제품을 가진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기 어렵다는 투자자의 이야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의 스크럽대디의 확장 가능성을 자신감 있게 이야기했다.

그의 말과 행동에서 전해지는 제품에 대한 확신과 진심은 제대로 통했다. 투자자들이 그에게 오히려 여러 가지 역제안을 하는 등 투자자 사이에서 경쟁이 촉발된 것이다.

프로그램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투자자들. /유튜브 두번째월급

투자자 데이먼드는 회사 지분 50%에 1억2000만원을 제시했지만 애론 크로스는 바로 거절한다. 회사 지분 절반을 내놓을 수는 없다는 이유였다. 이후 2명의 투자자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투자자 케빈은 회사 지분 없이 1억2000만원이 될 때까지 제품이 하나 판매될 때마다 100원씩 상환하기, 투자자 로리는 회사 지분 20%에 1억7000만원의 오퍼를 제시했다. 제안이 치열하게 오가다가 애론 크로스가 결국 선택한 것은 결국 후자다. 오프라인 리테일에 빠삭한 투자자 로리와 손을 잡은 것이다.

◇투자 그 이후의 스크럽대디는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스크럽대디. /아마존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스크럽대디. /아마존

스크럽대디는 <샤크탱크>에 출연한 회사 중 가장 성공한 회사로 꼽힐 정도로 대박이 났다. 더 많은 라인업을 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던 애론 크로스는 그 이후로 스크럽마미, 스크럽베이비 등 다양한 스펀지 제품를 선보이며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심지어 미국 이커머스 시장의 4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가정용 수세미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든든한 투자자인 로리를 만나서 좋은 제품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남들이 하찮게 여기던 제품으로 대박을 낸 스트럽대디의 애론 크로스처, 제작하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도전해 보길 바란다. 세상에 하찮은 아이디어는 없다.

/그레이웨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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