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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순간

은퇴 후 시골에서 8년 참외 농사, 부부의 현실 수입

성주군 월항면 참외 농부의 하루

성주군 월항면 강도수 농부의 참외 농가. /이들의순간 캡처

매년 전국 참외 생산량의 80%가 경북 성주군에서 발생합니다. 50년 전부터 참외를 집중적으로 기르기 시작한 성주군에서는 약 3800호의 농가가 샛노란 참외를 열심히 기르고 있죠. 풍부한 일조량과 낙동강 연안의 비옥하고 넓은 평야까지, 성주군은 참외를 기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입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봄날, 성주군 월항면에서 12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참외밭을 경작하는 강도수(67) 농부를 만나 참외 농가의 하루를 들여다봤습니다.

◇참외밭은 새벽이 제일 바쁘다

비닐하우스의 문을 열어보니 강도수 농부와 그의 아내 박의숙 씨가 푸릇푸릇한 잎사귀를 헤치며 노란 참외를 수확하고 있었습니다. 집중 출하기를 제외하면 비닐하우스 6개동을 부부가 직접 가꿉니다.

이날 강 농부는 새벽 5시 30분부터 밭에 나와 참외를 땄습니다. 수확은 참외 재배에서 가장 고된 일 중 하나입니다. 더운 비닐하우스에 쪼그려 앉아 전정 가위로 열매를 한 알씩 따야 하죠. 충분히 자고 일어났다간 비닐하우스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불상사가 벌어집니다. 하우스 안이 가장 더운 때인 점심 시간에는 내부 온도가 50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촬영을 시작한 오전 9시에는 이미 비닐하우스 한 동을 모두 수확한 이후였습니다. 한 동에서 수확한 참외는 39박스입니다. 1박스에 10kg가 조금 넘는 참외가 들어가니, 약 400kg의 참외를 수확한 거죠.

◇참외밭 현실 매출은

참외 농사를 권하고 싶다고 말하는 강도수 농부. /이들의순간 캡처

강도수 농부는 6년 전 참외 비닐하우스 2개동을 1000만원에 인수해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1년에 한 동씩 새로 마련해 6개동이 됐죠.

비닐하우스 한 동에서 1년 동안 수확하는 참외의 양은 약 2000kg입니다. 겨울에 참외 모종을 본 밭에 심고, 하우스 입구에 벌통을 두면 날이 풀리면서 자연 수정이 됩니다.

암꽃의 봉오리가 노란 참외가 되기까지 약 40일이 걸립니다. 참외 모종은 일 년 동안 5번 꽃을 피우는데요. 2월부터 9월말까지 밭을 가꾸고 수확하는 일을 반복하죠.

강 농부가 수확한 참외는 성주군의 월항농협으로 입고됩니다. 농협에서 직접 강 농부의 밭으로 찾아와 참외를 가져가죠. 성인 주먹만 한 고품질 참외는 농협에서 10kg 당 약 4만5000원~5만원에 수매합니다.

참외밭의 연 수입은 비닐하우스 한 동 기준 약 1000만원입니다. 매출의 30% 정도는 시설 관리와 운영비용으로 쓰이죠. 물론 이는 참외 농사가 잘됐을 때의 수입입니다. 밭에 흰가루병이라도 돌면, 열심히 키운 참외를 모두 땅에 묻어버려야 하는 불상사도 생깁니다. 강 농부도 농사 초기 병충해를 입어 1000만원의 손해를 본 일이 있었죠.

◇도시 전체가 1년 365일 참외 생각뿐

탐스러운 참외의 모습. /이들의순간 캡처
열매 입고를 위해 농협 직원이 농가에 방문한다. /이들의순간 캡처

성주군 월항면의 농부들은 1년 365일 참외 생각뿐입니다. 몸에 좋다는 영양소는 다 참외밭에 비료로 뿌리죠. 덕분에 성주 참외는 진한 향, 아삭한 과육에 단맛의 태좌부(씨앗이 몰려있는 물컹한 부분)가 어우러져 달콤하고 시원한 맛을 냅니다. 평균 당도는 12브릭스 이상이죠.

성주 참외 집중 출하기인 4~6월에는 1년치 물량의 70%가 유통됩니다. 이날 강 농부가 수확한 참외는 성주군의 월항농협으로 갔습니다. 월항농협에 입고된 참외는 깨끗이 세척하고 크기별로 선별해 수확 후 2~3일 안으로 전국 각지로 출하됩니다.

강도수 조합장과 그의 아내 박의숙 씨. /더비비드

강도수 농부는 “농사는 노력한 만큼 수익이 발생하는 정직한 노동”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참외는 “노후를 책임지는 든든한 보배”라면서, 70대 중반까지 힘닿는 대로 농사를 이어갈 거라고 했습니다.

/김영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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