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메이드가 '이랏샤이마세', 일본 남성 노인들 줄서서 들어가는 카페의 정체

2025. 6. 4. 09:10밀레니얼 경제

이 콘텐츠를 이해하기 위한 세 가지 관점
    • 2014년 소멸가능도시로 지정된 일본의 한 도시에선 기묘하면서도 따뜻한 콘셉트의 카페가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 바로 65세 이상 여성들이 클래식한 메이드(하녀)복을 입고 손님을 맞는 ‘저승카페’ 샹그릴라 이야기입니다.
    • 젊은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메이드 카페 문화가 시니어들 사이에 어떤 방식으로 구현됐을까요. 신미화 이바라키 그리스도교대 교수가 은퇴스쿨에서 알려드립니다. 

오타쿠 문화의 변주💡

일본 군마현 기류시에선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시니어 메이드 카페 ‘저승카페’ 샹그릴라가 문을 엽니다. ‘키즈밸리’란 비영리단체의 요코쿠라 대표가 고령화가 심각한 도시에 노인들의 ‘사랑방’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기획했습니다.

서울의 3분의 1 면적인 기류시는 인구 9만8000명 정도로, 고령자가 대부분입니다. 상점들이 대거 문을 닫았고 만남의 장소인 찻집도 사라졌습니다. 이에 요코쿠라 대표는 노인들이 편하게 들러 이야기를 나누고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를 고안습니다.

일본의 시니어판 메이드 카페 '샹그릴라'에서 메이드들이 손님과 함께 마법 주문을 외치고 있다./샹그릴라 제공

그는 일본 오타쿠 문화를 보여주는 메이드 카페 콘셉트를 유쾌하게 패러디했습다. 원래 메이드 카페는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오타쿠들에게 설렘을 주기 위한 콘셉트 카페입니다. 20대 젊은 여성 메이드들이 서빙한 음식에 ‘오이시쿠 나레(맛있어져라), 오이시쿠 나레, 모에모에 큥”이라는 마법 주문을 걸어줍니다. 식사와 디저트를 제공하고 각종 이벤트도 열리는 설렘의 공간입니다. 

요코쿠라 대표는 메이드(Maid)와 발음이 비슷한 일본어 ‘메이도(冥途·저승)’을 활용해 ‘저승카페’라는 시니어 메이드 카페를 만들었습니다. 65세 이상 여성 메이드 7명이 근무 중인데요. 최고령자는 72세입니다.

싼 값에 건강식도 제공🥘

이곳에서는 기류대학교 영양학과 교수들이 봉사활동으로 직접 만든 저염식의 건강한 도시락을 600엔(약 5400원)에 저렴하게 제공합니다. 가격 부담 없이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습니다. 시니어 메이드들은 아키아바라 메이드들처럼 “오이시쿠 나레, 오이시쿠 나레, 모에모에 큥”이라는 마법 주문을 외치며 손님들을 응원합니다.

일본의 시니어판 메이드 카페 '샹그릴라'에서 손님이 입관 체험을 하고 있다. /샹그릴라 제공


저승 카페라는 콘셉트에 맞게 가게 현관 입구에는 ‘삼도천’을 건넌다는 의미의 비닐 냇가가 설치돼있습니다. 화장실은 ‘극락정토’로 불리는데요. 입관 체험 이벤트도 엽니다. 신미화 교수는 “나이듦을 슬퍼하지 말고 유쾌하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긍정적 노화(Positive Aging)’의 실천 현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점이 매스컴을 통해 소개되며 이제는 멀리서도 시니어 메이드를 만나기 위해 찾아오는 젊은 손님이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메이드 카페 ‘원조’ 격인 아키하바라의 현직 20대 메이드들도 노하우를 전수 받기 위해 찾아오고 있습니다. 고령자와 젊은 세대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저승카페’ 샹그릴라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머니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