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매매거래가 지난달 큰 폭으로 늘면서 1만 건을 넘어섰다. 반면, 다 짓고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 주택은 지방을 중심으로 계속 쌓여 전국 기준 1만6000가구를 돌파했다.
이 가운데 다음 달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의 절반 이상이 지방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 물량이 쏠린 지역은 전세가 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주택 거래 1만건 돌파했는데 지방은…
국토교통부의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신고일 기준)는 1만2783건으로 9091건이었던 전월보다 40.6%,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10.2% 늘었다. 서울의 주택 거래량이 1만건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1만1051건) 이후 처음이며, 1만3145건이었던 2021년 5월 이후 3년2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아파트가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9518건으로 1년 전에 비해 150.2% 급증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7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3만7684건으로 전월보다 31.3% 늘었고 지방 주택 매매거래량도 3만612건으로 전월보다는 늘었지만 증가 폭은 13.1%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에 따라 7월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6만 8296건으로 전월보다 2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이 늘자 전국 미분양 주택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7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만 1822가구로 전달보다 3.0%(2215가구) 줄었다.
문제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12개월째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7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1만 6038가구로 1182가구 늘었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이 1만3138가구로 전체의 81.9%를 차지했다.
특히 전남 지역의 악성 미분양이 전달에 비해 53.8% 늘면서 2502가구를 기록했다. 대구(1778가구), 경기(1757가구), 경남(1753가구), 제주(1369가구), 부산(1352가구), 경북(1239가구) 등도 악성 미분양 물량이 많았다.
◇전국 아파트 입주 지방에 몰려
이 가운데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의 절반 이상이 지방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직방’에 따르면 9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2만3438가구로, 이 중 58.5%인 1만3709가구가 지방에서 공급된다. 특히 부산은 재개발 사업이 완료된 대단지 위주로 총 5939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총 9729가구가 새로 입주한다. 경기 4384가구, 인천 3081가구, 서울 2264가구다. 주요 단지로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1265가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판교 해링턴플레이스’ (1123가구),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학익 SK뷰’(1581가구) 등이 있다.
지방은 부산 5939가구, 전북 1925가구, 충남 1715가구, 대구 1304가구, 경북 1235가구 순으로 입주가 많다. 부산은 동래구 온천동 ‘래미안 포레스티지’ 4043가구가 입주 물량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만 지방 주택 시장은 수도권과 달리 신규 아파트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적체, 거래량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음 달에도 입주 물량이 쏠린 지역에선 전세 가격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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