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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얘깃거리 드림

"나도 같이 감옥 가겠다" 위험한 팬들의 사랑

'무조건 감싸기' 어디까지 통할까

슈가는 만취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운전한 혐의로 입건됐다. /슈가 인스타그램

“좋아하는 사람이 감옥에 간다면 나도 따라가겠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가 최근 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슈가를 지지하는 ‘슈가 챌린지(Suga Challenge)’가 확산해 논란이다.

SNS 엑스(X)에는 슈가 챌린지 문구를 해시태그한 다수의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자동차 핸들 앞에서 술병을 들고 운전하는 모습 등을 촬영해 인증하는 식이다. 작성자는 ‘나는 언제나 슈가를 지지한다’, ‘항상 함께하겠다’, ‘좋아하는 사람이 감옥에 간다면 나도 따라가겠다’ 등의 문구를 더했다.

앞서 슈가는 지난 6일 밤 용산구 한남동 자택 근처에서 만취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타다가 넘어진 채로 발견됐다. 인근을 순찰하던 경찰이 슈가를 발견해 음주 측정을 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227%로 면허 취소 기준인 0.08%를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슈가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챌린지가 퍼지자, 이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슈가를 조롱하기 위해 퍼뜨린 챌린지’라는 주장도 동시에 제기됐다.

유아인은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 중이다. /유아인 인스타그램

팬들의 ‘내 가수 감싸기’가 논란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배우 유아인의 일부 팬은 유아인의 공판 때마다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유아인은 상습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재판 중이다.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181차례에 걸쳐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하고, 타인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 처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유아인의 6차 공판에서 판사는 “도착한 탄원서를 읽었다. 아마 팬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 현장에 유아인의 팬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는 언제나 유아인 편’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거나 유아인에게 편지와 선물을 건네기도 했다.

김호중은 음주 운전과 위험운전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김호중 인스타그램

가수 김호중 팬덤의 엇나간 팬심도 논란을 빚는 중이다. 김호중은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김호중은 경찰의 추궁 끝에 뒤늦게 음주 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현재 그는 음주 운전과 위험운전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에 팬들이 선처를 구하고 나섰다. 오는 19일 열릴 2차 공판을 앞두고 팬들은 약 1500장의 탄원서를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에 제출했다.

김호중 팬덤이 행동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KBS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가 김호중의 방송 출연 정지 결정을 내리자, 시청자 게시판에 해당 조치에 반대하는 글이 쏟아졌다. 일부 팬은 "아직 젊은 30대 초반 나이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청년"이고 "100억 기부 나눔의 선한 영향력을 가진 가수"라는 이유로 그를 두둔했다. 이들은 "김호중의 천재적인 재능을 아깝게 여겨 그가 자숙하며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KBS는 “가수와 그의 재능을 아끼고 사회적 관용을 호소한 시청자의 청원 취지를 이해한다”면서도 “일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답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음주 운전 때문에 가족을 잃어봐야 챌린지의 진짜 의미를 알 거냐”, “물의를 빚은 연예인이 당당히 활동할 수 있는 건 그들을 옹호하는 팬들 탓이다” 등의 반응이 있었다.

/주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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