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얘깃거리 드림

교통사고 사망 확률 4배, 목숨 걸고 달리는 킥보드

더 비비드 2024. 8. 12. 11:06
도로를 위협하는 전동 킥보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본 것 중에 역대급’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논란이다. 공개된 영상에는 커플로 추정되는 남녀가 헬멧 등 보호 장구를 전혀 착용하지 않은 채 전동 킥보드를 타고 왕복 6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전동 킥보드를 타고 6차선 도로를 역주행하고 있는 남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 캡처

해당 영상을 본 사람들은 "엄한 사람 피해는 주지 말자", "안전 장구도 안 하고 다인 탑승이라니", "도로 한복판에서 역주행이라니 무덤으로 가고 있는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사고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게티

지난달 28일 광주 광산구 신창동 한 교차로에서 전동 킥보드를 탄 20대 남성이 시내버스와 부딪혔다. 사고 당시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있던 남성은 머리를 크게 다쳤다. 사고 발생 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지난 6월에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산책하던 60대 부부가 뒤에서 달려온 전동 킥보드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아내는 사고 9일 만에 숨지고 남편 역시 중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킥보드에 고등학생 2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무면허에 헬멧 등 안전장치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주행에 무면허까지, 전동 킥보드가 도로를 위협하고 있다. 전동 킥보드는 보호 장치가 없어 사고 시 외부 충격에 그대로 노출돼 일반 차량에 비해 치사율이 높다.

/게티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개인형 이동장치 교통사고는 2389건이다. 이 중 24명이 숨지고 2622명이 다쳤다.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치사율은 5.6%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인 1.3%보다 4.3배 높은 수치다.

문제는 높은 치사율에도 단속과 적발이 어렵다는 점이다. 일반 차량은 도로 단속으로 도로교통법 위반 행위 등을 적발하지만, 전동 킥보드는 인도를 주행하는 경우가 많아 위반 행위를 적발하기 어렵다. 전동 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하지만, 대부분의 이용자가 자전거처럼 간편하게 이용하는 수단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점도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소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