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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경제

123억원 자녀 안 주고 연세대 기부, 법원은 이것 없다고 '무효'

은퇴스쿨

지금부터 준비하는 은퇴스쿨. 오늘은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과 함께 상속 이슈를 다뤘다. ‘통장에 돈이 쌓이는 초저금리 재테크’란 책을 내기도 한 조 부사장은 삼성생명, NH투자증권 등에서 20년 넘게 재무설계사로 활동해 온 국내 최고의 은퇴설계 전문가다.

/더비비드

과거에는 상속세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과세 체계가 2000년 이후 20년 넘게 바뀌지 않는 동안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중산층에서도 상속세를 내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안정적인 근로 소득이 사라진 은퇴족이나 은퇴를 앞둔 50~60대가 상속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할 경우 자칫 큰 세금 부담을 맞을 수 있다.

조 부사장은 “한국은 유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며 “얼마나 나눠야 할지, 얼마만큼 가져야 할지 유언서로 지정을 해 놔야 하는데 유언서를 쓰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족끼리 분쟁을 겪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이 은퇴스쿨에서 상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선일보 머니 캡쳐

조 부사장은 “민법은 다섯 가지 유언 방식을 정해놨는데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구수증서에 의한 유언, 녹음에 의한 유언”이라고 했다.

이 중 주로 자필증서방식을 활용하는데, 이 방식 역시 다섯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먼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상속하려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써야한다. 두 번째는 이름을, 세 번째는 주소를 써야 한다. 유언장을 쓰는 날짜도 반드시 써야 하고, 마지막으로는 도장까지 찍어야 한다.

조 부사장은 “도장을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이 날인”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2003년 76세 나이로 사망한 김운초 씨가 예금 123억원과 부동산은 연세대학교에 기증한다는 유언장을 직접 썼는데, 도장이 찍혀져 있지 않았다.

날인이 없다는 이유로 김씨의 형제가 은행 2곳을 상대로 예금반환 청구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유언장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날인이 없어 학교에 기부하겠다는 김 씨의 마지막 꿈이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윤진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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