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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경제

한 번에 58억, 집값보다 기막히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조합장 성과급

재건축 조합장 성과급 논란

서울 반포의 한 재건축 아파트에서 조합장에게 58억원의 성과급을 책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전에도 조합장에게 수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보다 더 많은 금액을 책정하면서 조합 내부에서도 반발이 크다.

◇조합장 성과급이 58억원

래미안 원펜타스의 사례처럼 조합장 성과급을 놓고 조합원끼리 갈등을 빚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조합은 임시총회에서 김모 조합장에게 성과급 58억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러자 일부 조합원은 “성과급이 너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취지로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계획이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 이 상황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현수막도 걸렸다.

래미안 원펜타스 조합은 자체 추정한 사업 이익인 5781억원의 약 1%인 58억원을 조합장 성과급으로 배정했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 44억원을 훌쩍 상회하고, 아파트의 시공업체인 국내 1위 건설사 삼성물산 CEO의 성과급 12억100만원보다 훨씬 많다.

래미안 원펜타스의 사례처럼 조합장 성과급을 놓고 조합원끼리 갈등을 빚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 조합도 최근 조합장에게 성과급 10억원을 지급하는 문제로 분란을 겪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는 사업 이익금 1050억원의 20%를 임원 성과금으로 주려다 소송전까지 갔다. 경기 안양시 ‘평촌엘프라우드’는 조합장에게 성과급 50억원을 지급하려다 조합원 반발로 무산됐다.

◇큰 보수와 권한에 전문직들도 줄 선다

조합장은 조합 임원 선임부터 시공사 선정, 각종 인허가 등 재건축 모든 과정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조합장이 엄청난 보수를 챙기는 덴 나름의 이유가 있다. 조합장은 재건축 사업의 중추다. 이해당사자 간 갈등을 해결하면서 분양과 입주까지 성공시켜야 한다. 일반 분양가를 비싸게 책정해 조합원의 분담금을 줄이는 것도 조합장의 몫이다. 래미안 원펜타스 분양가는 3.3㎡당 평균 6737만원으로 역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 중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주도해야 하기 때문에 조합 임원 선임부터 시공사 선정, 각종 인허가 등 재건축 모든 과정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협력사 선정부터 각종 자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조합장의 입김이 작용한다.

이런 이유로 ‘재건축 조합장은 3대가 덕을 쌓아야 할 수 있다’, ‘평생 먹고 살 돈을 번다’는 말이 나온다. 수도권 핵심 재건축 아파트 조합장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다. 전직 지자체장, 건설사 고위 임원, 대학교수, 변호사 등이 출마할 정도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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