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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경제

성남 줍줍에 19만명 몰리는 동안 서울 이곳은 16번 미달됐다

분양가 상승으로
시세 차익 확실한 곳에만 쏠려

아파트 무순위 청약 시장도 분양가 따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단지에는 수십만 명이 몰렸지만, 경쟁력이 낮은 곳에서는 'n차' 무순위 청약이 이어지고 있다. 10번 넘는 무순위 청약으로도 미분양 물량을 털지 못한 곳도 있다.

아파트 무순위 청약 시장도 분양가 따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게티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1997가구로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작년 4월(7만1365가구) 이후 1년 만에 7만 가구를 넘어선 수치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알려진 '준공 후 미분양'의 경우 지방은 1만 590가구로 지난해 7월(7220가구) 이후 10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수도권(2378가구)과 비교하면 약 4.5배 차이다.

무순위 청약은 ‘줍줍(줍고 또 줍는다)’으로 불린다. 집값 상승과 함께 청약 시장도 과열되면서, 청약 가점이 낮은 실수요자나 다주택자들이 별다른 자격 조건이 없이, 우연히 땅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들듯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어서다.

이렇듯 로또로 통하던 미분양 청약은 지방에선 힘을 못 쓰고 있다. /사진=게티

이렇듯 로또로 통하던 미분양 청약은 지방에선 힘을 못 쓰고 있다. 부산·대구 등 주요 대도시에서조차 지방 미분양은 쌓여만 가고 있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2022년 12월 입주한 서울 강서구 ‘화곡 더리브 스카이 주상복합아파트’는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해 지난 18일 17번째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무순위 청약 때마다 공급 규모를 초과하는 신청자가 접수됐지만 대부분 계약을 포기하면서 17차까지 오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무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1대1은 넘겼지만, 모두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구로구 ‘남구로역 동일 센터시아’는 12번,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7번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는 단지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비싸다는 공통점이 있다. 분양가 천정부지로 치솟다 보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관심은 시세 차익 기대감이 높은 단지로만 쏠리고 있다. /사진=게티

관심은 시세 차익 기대감이 높은 단지로만 쏠리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무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전용 84㎡ 1가구에는 19만8007명이 신청했다. 5년 전 최초 분양 당시의 가격으로 공급돼 주변 시세보다 3억원가량 저렴했고, 전국 무주택자 누구나 신청 가능했던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0일 무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도 1가구 모집에 4만명 넘게 몰렸다. 마찬가지로 2019년 분양가로 공급돼 시세보다 4억원 가까이 저렴했다.

청약 시장 양극화는 심화되는데 공급물량은 여전히 늘지 않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17일 연 ‘주택공급활성화방안 세미나’에 따르면, 올해 착공 물량이 35만세대로 작년(24만2000세대)과 비교해 늘었지만, 예년 평균(약 52만세대)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는 착공 2~3년 뒤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2년부터 급감한 주택 착공이 내년부터 공급 부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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