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아파트 자녀에 주고 본인은 양평 내려가 살겠다는 60대

세테크 상담

세테크크크는 복잡한 세금 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세무 전문가들에게 절세 노하우를 듣는 시간이다. 다솔 세무법인의 엄해림 세무사가 함께했다. 방송기자 출신인 엄 세무사는 주로 증여·상속 절세 상담을 한다.

엄해림 세무사 /더비비드

이번 화에선 딸에게 ‘저가양도’를 고민 중인 60대 부부 사연을 다뤘다. 사연자는 15년 전 서울에 있는 26평짜리 아파트를 3억원에 사서 살다가, 경기 양평에 단독주택을 지어 작년에 이사를 했다. 기존 아파트 현재 시가는 15억원이고, 보증금 7억원에 전세를 두고 있다.

사연자는 신규주택을 취득하면서 불가피하게 2주택자가 되었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택(종전 주택)을 처분할 의지가 있는 ‘일시적 2주택자’다. 사연자는 이참에 종전 주택을 급매하는 것보다는 서른 셋 딸에게 물려주려고 한다. 딸에게 10억원, 즉 현재 시가인 15억원보다 저가에 양도하려 한다. 보증금(7억원)을 끼고 딸이 사연자에게 줘야 하는 돈이 3억원으로 줄어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연자는 최근 저가 증여가 편법이라는 기사를 보게돼 고민이라며, 저가양도를 위해선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알려달라고 사연을 보냈다.

/더비비드

사연자는 일시적 2주택자 특례를 받기 위해 종전 주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종전주택을 신규주택 취득일로부터 3년 이내 팔면 양도세를 면제해주고 있다. 엄 세무사는 “사연자는 현재 사는 주택이 경기 양평이라 해당이 없지만, 종전 주택과 신규 주택이 서울과 같은 조정대상지역에 있으면 3년 내 종전주택을 못 팔았을 때 비과세는커녕 중과세율을 적용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사연자는 종전주택에서 15년을 살아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서 종전주택 처분을 고려중인 것”이라고 했다.

이전에 살던 서울 아파트가 재개발을 앞두었거나 앞으로 가치가 계속 오를 거라 가정한다면 다른 이에게 양도하는 게 아까울 수 있다. 사연자는 ‘저가양수도’라는 개념을 알게됐고, 이를 통해 자녀에게 증여가 아닌 저가에 양도를 하려는 계획이다. 엄 세무사는 “저가양수도란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양수하거나 시가보다 높은 가액으로 양도한 경우를 말한다”며 “이 경우 시가와 대가의 차액에서 시가의 30%와 3억원 중 적은 금액을 뺀 금액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된다”고 했다. 이어 “여기서 포인트는 대가와 시가의 차액 전부에 대해 증여세를 과세하는 게 아니란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인 즉슨 증여세를 내지 않으면서 양도세도 줄이는 저가양도금액 구간을 찾으면 된다는 뜻이다.

/더비비드

사연자의 경우 딸에게 12억원에 저가양도를 한다면 시가와 대가의 차액은 3억원이고, 증여재산가액은 0원이 된다. 하지만 여기서 미처 고려하지 못한 사항이 있다. ‘부당행위계산의 부인’이다. 

엄 세무사는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액이 3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의 100분의 5에 상당하는 금액 이상인 경우에는 해당 거래를 부당행위계산으로 보는데, 이는 부당하게 세금을 적게 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사연에선 시가가 15억원이니 5%는 7500만원에 해당하고, 시가와 대가가 7500만원을 넘으면 양도세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증여세는 피해도 부당행위계산 부인으로 양도세가 올라간다는 뜻이다.

/이연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