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0년 부자 보고서
우리나라에서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 10명 중 6명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돈으로 부자가 되는 ‘상속형 부자’였다. 이들은 대개 부동산에서 부를 쌓았다. 19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대한민국 부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부자 특징을 살펴보고 정리했다.
①부자가 생각하는 자산 기준은 '100억원'
연구소는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을 ‘부자’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스스로를 부자라고 인식하지 않았고, 10명 중 2~3명 정도만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했다. 부의 수준이 절대적 기준보다는 상대적 비교 심리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연구소가 집계한 부자의 자산 기준은 2012년 평균 114억원에서 2021년 187억원으로 증가했지만 2022년에는 다시 128억원으로 떨어질 정도로 매년 변동 폭이 컸다. 연구소는 “유동성과 경기상황 등에 따른 심리적인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부자의 자산 기준을 100억원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2020년 28%에서 2022년 46%로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또한 2022년부터는 이 기준을 300억원 이상으로 보는 이들의 비중도 10%를 넘기 시작했다. '초고액 자산가'를 구분하는 분위기가 나타난 것이다.
②부자 되는 데 기여한 자산은 ‘부동산
2022년 말 기준 우리나라 부자들이 보유한 총자산의 55%는 부동산이었다. 해외 부자의 부동산 비중이 15%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부자의 95%가 자기 집을 보유했고, 자가 외에 추가로 부동산을 보유한 비율도 절반을 훨씬 웃돌았다.
2023년 보고서를 보면, 부자가 부동산 자산을 선호하는 이유는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보존(36%)’,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른 투자 자산에 비해 투자수익률이 우수(32%)’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최근 10년간 주택가격이 약 40% 상승했고 부동산 펀드 규모도 7배 이상 성장했음을 고려할 때, 부동산 투자가 부를 일구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③상속형 부자가 다수
우리나라 부자는 자수성가형보다는 상속형이 많았다. 최근 10년 동안 대한민국 부자 10명 중 6명이 상속형 부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과거에 대표적인 상속‧증여 자산의 유형은 부동산이었으나, 최근에는 현금‧예금 또는 신탁상품을 활용한 증여도 확산되는 추세다.
상속·증여 규모는 과거보다 더 많거나 적어져 양극화되는 모습이었다. 수령 시점도 2018년까지 40대 이후로 늦어지는 추세였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미성년자 주식 보유비중이 크게 늘기도 했다.
④과감하게 투자하는 수퍼리치
연구소는 금융 자산 100억원 이상 또는 총자산 3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수퍼리치’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수퍼리치들은 “가정 분위기로 자연스럽게 돈의 가치를 배웠다”고 얘기했다. 수퍼리치는 자산을 증식시키기 위해 시장 상황과 흐름에 따라 적극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도 특징이었다.
코로나 당시 10% 이상 수익을 낸 부자는 10명 중 3명꼴이었다. 이는 부자가 아닌 사람의 2.4배에 달했다. 연구소는 “부자는 높은 수익률보다 잃지 않는 투자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정부 정책을 비롯한 세제 변화, 국내외 투자 환경 변화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분석했다.
경제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더 빠르고, 더 과감히 조정하며 높은 투자 수익을 냈다는 뜻이다. 수퍼리치는 외화자산을 선호하고 미술품 투자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⑤영리치 등장
40대 이하 부자인 ‘영리치’는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비중이 높은 등 기존 부자와 다른 특징을 보였다. 또, 10명 중 7명 이상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등 재테크에 적극적이었다. 영리치 중 20%가 가상자산을 보유했다. 이들은 외화자산 투자, 현물투자, 프로젝트 펀드 등 새로운 투자에도 적극적이었다.
/이연주 에디터
'밀레니얼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노른자 땅인데, 건설사들이 왜 이러지? (0) | 2024.07.22 |
---|---|
은퇴 후 시골에 집짓고 살고 싶다..."자칫 악몽" 전문가들은 뜯어 말리는 이유 (0) | 2024.07.22 |
서민은 어디서 살아야 하죠? (0) | 2024.07.22 |
재산세 부담에 벌벌 떨던 왕십리 아파트 주인의 근황 (0) | 2024.07.22 |
은퇴 후 단지 생활비 아끼려고 이사갔다가 벌어진 일 (0) | 2024.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