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브랜슨을 키운 교육 철학
‘우리 아이는 부자로 만들고 싶다.’ 모든 부모의 마음입니다. 세계 최고 부자들은 어떤 교육을 받고 자랐을까요. 또 어떻게 부를 일궜을까요. ‘부자를 만든 철학과 교육’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브랜슨을 만든 ‘해봐라’ 교육
오늘의 주인공은 버진 그룹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입니다. 영국의 사업가인 브랜슨은 2000년 3월 ‘기업가 정신을 드높인’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아 ‘리처드 브랜슨 경’이라고도 불립니다. 브랜슨의 재산은 10월 말 현재 61억 달러(약 7조2600억원)에 달합니다.
브랜슨이 사업을 키워온 과정을 보면 한 편의 드라마 같습니다. 브랜슨은 16살 때 친구들과 ‘스튜던트’란 잡지를 발행한 걸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에 입문했습니다. 이후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음반 가게의 문을 열고, 음반 통신 판매에 뛰어 들었지요. 그러다 음반 제작까지 손을 뻗치게 되는데, 이 회사가 그 유명한 ‘버진 레코드’입니다. 섹스 피스톨즈, 롤링 스톤즈 등의 음반을 내며 ‘전세계 최대 독립 음반사’ 자리에 오르죠. 이 과정에서 브랜슨은 23살에 백만장자가 됐습니다.
음반 사업에서 돈을 번 브랜슨이 다음에 뛰어든 사업은 항공업입니다. ‘버진 애틀랜틱’을 세운 거죠. 그 후 통신, 방송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거대한 버진 그룹을 만듭니다. 2004년에는 우주 기업인 ‘버진 갤럭틱’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에 첫 민간 우주 여행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사업을 일군 브랜슨은 의외로 어릴 때 무척 소심했다고 합니다. 어른들과 말을 잘 못하고, 어머니 치마자락에만 붙어 있었다고 하는군요.
그러자 어머니 이브는 아들이 다 자란 후에도 낯가림 때문에 사회에 적응하지 못할까 봐 자신만의 교육법을 사용했습니다. 이른바 ‘해 봐라’ 교육입니다.
브랜슨이 여섯 살 때의 일이라고 합니다. 이브는 아들과 쇼핑에서 돌아오는 길에 집에서 약 4.8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아들을 내리게 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집까지 찾아 오라고 하고는 그대로 차를 타고 가버렸습니다. 몇 시간만에 브랜슨은 집을 찾아 왔다고 합니다. 브랜슨은 “그 일이 있고 난 후 나 자신을 표현하고 어른들과 얘기하는 데 편안하게 됐다”고 회고했습니다. 어머니는 이와 비슷한 모험을 계속 하게 해서 나중에는 인생을 마치 게임과 같이 느끼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한 번은 80 킬로미터 떨어진 친척접에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라고 시키기도 했다고 합니다.
브랜슨의 아버지 테드는 변호사였고, 어머니 이브는 비행기 승무원 출신이었습니다. 이브는 영국에서 최초로 조종사가 되기 위해 남장을 하고 훈련을 받기도 한 모험심이 많은 인물이었습니다.
◇난독증 극복하고 세계 최고 거부 중 하나로 성장
브랜슨 부모의 ‘해 봐라’ 마인드는 어린 브랜슨이 작은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직접 실천하는 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실제 브랜슨은 성공하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됩니다. 브랜슨은 어릴 때 두 가지 실패한 사업이 있습니다. 15살 때 첫 사업은 잉꼬를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숙학교에 가게 되면서 새장을 열고 모두 날려 줘야 했지요. 둘째는 크리스마스 트리 키우기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토끼들이 400그루의 묘목을 모두 파먹어 버렸습니다. 토끼를 잡아 팔아서 일부 손해를 메우기는 했지만, 사업은 실패했지요. 그리고 시작한 게 잡지를 발행하는 사업입니다.
알고 보면 브랜슨은 난독증으로 학교 수업에 적응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어려서 각종 사업을 시도했던 것이죠. 결국 16살 때 잡지를 만든다며 브랜슨이 고등학교를 그만둘 때도, 부모는 ‘해 봐라’라는 지지를 보냈습니다.
어머니 이브는 나중에 브랜슨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가 너에게 ‘그건 우스운 일이야. 리키! 그건 절대 되지 않는 일이야’라고 한 일은 거의 없단다. 대신 나와 아버지는 너에게 실수를 통해 배우도록 많은 기회를 줬지. 크리스마스 트리와 새를 키우게 했고, 괴상하지만 엄청난 회사를 만들도록 했지. 우리는 언젠가 그런 교훈이 네 삶을 도와줄 것이라고 믿었단다”라고 했습니다.
이브는 아이를 기업가로 키우려면, 실패하도록 놔둬야 하고 스스로 이치를 깨닫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브랜슨은 자녀 경제 교육 철학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재정을 논의하라’는 것입니다. 그는 “어릴적 부모가 가계에 대해 비밀로 하지 않고 저녁 식사 시간에 일 얘기와 집안 살림 애기를 했다”고 했습니다.
브랜슨은 “부모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 아이들이 얼씬도 못 하게 하면, 돈의 가치 즉 소득과 지출에 관한 것을 결코 배우지 못한다”며 “또 그것이 습관이 돼서 사회에 나가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자신은 부모님이 했던 방식이 옳다고 믿으며 두 아이도 그런 방식으로 키운다고 했습니다.
/윤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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