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중국의 사내문화
중국 현지에서 상사를 환영하기 위해 직원들이 절을 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중국의 잘못된 사내문화가 재조명 받고 있다.
◇회사 대표 앞에서 엎드린 직원들
지난 1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한 기업의 영상을 보도했다. 광저우 남부의 한 교육업체 직원 20여명이 바닥에 엎드린 모습이 담긴 영상이다.
엘리베이터 앞 복도에 엎드린 이들은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대표님 환영합니다” “사명을 다해 열심히 일하겠다” 등을 외친다. 꽃을 든 채 대기하는 직원도 있다.
해당 기업의 법률 대리인은 “대표는 그런 환영식에 참석한 적이 없다. 내용이 조작되거나 편집됐을 수 있다”며 “영상으로 회사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회사가 2020년 말 운영을 중단했고 현재 해산 절차를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영상은 웨이보에서 조회수 800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이런 사내 문화는 직원의 존엄성을 짓밟는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리더를 환영하기 위해 무릎을 꿇거나 술 마실 것을 강요하는 나쁜 사내 문화가 많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재 현지 당국은 이 회사의 주장과 영상의 진위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임직원 걸음수와 체중까지 통제하는 방침 논란
중국의 이상한 사내 문화가 알려져서 공분을 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임직원의 사생활까지 침해하려한 사례가 제보돼 큰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10월 한 네티즌은 광저우 한 기업의 사내 ‘건강 유지 정책’을 공개했다. 직원들에게 매달 18만보를 걷도록 하고, 채우지 못하면 걸음당 약 1위안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네티즌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자신이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걸음수는 2500보 정도라며 월급에서 100위안(약 1만9000원)이 차감됐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벌금을 피하기 위해 멀리 돌아서 퇴근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1년 4월에는 허난성의 한 부동산 관리 회사에서 급여 공제를 조건으로 직원들의 체중과 체형을 통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2020년 7월에는 중국 청두의 한 금융회사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직원들에게 ‘죽음의 고추 과자’ 2봉지를 강제로 먹도록 해 처벌을 받았다.
◇’996 근무’는 당연한 것?
중국 최대 검색기업인 바이두 역시 갑질 문화로 곤욕을 치렀다. 지난 5월 당시 바이두의 홍보 책임을 맡고 있는 부사장이 직원들의 '장시간 노동'을 당연하게 여기며 이를 미화하는 내용의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게 화근이었다.
취징 바이두 전 부사장은 중국의 SNS인 더우인에 올린 영상을 통해 "홍보 분야에서 일한다면 주말에 쉬는 것은 기대하지 말라", "휴대전화를 24시간 켜놓고 항상 응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등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장시간 초과 노동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또 그는 "회사와 직원은 고용 관계일 뿐이다", "나는 직원들의 어머니가 아니다", "왜 직원의 가정을 배려해야 하느냐" 등의 발언도 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취징은 SNS를 통해 공식으로 사과했지만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중국의 IT업계에서 장시간 근로의 부작용이 화두였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996 근무 문화가 당연시 되면서, 직원들이 과로로 숨지는 사건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설립자인 마윈 역시 “996 근무를 할 수 있다는 건 큰 복”이라고 발언해 강한 비판을 받았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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