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엔 넘는 日 '엔딩 서비스' 시장
미리 사귀어 두는 ‘무덤 친구’, 내 개성을 듬뿍 담은 ‘관 꾸미기’, 하루 만에 돌아보는 3가지 장례식 컨셉투어.
요즘 일본에서 유행하는 ‘엔딩 서비스’들이다. 슈카츠(終活)라고도 불리는 인생 마무리 서비스 시장의 규모는 2조엔(약 18조6000억원)을 넘겼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지인과 자신들에게 폐 끼치지 않으면서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해 일본 50~60대들은 일찍이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이바라키 그리스도교대 경영학부 신미화 교수와 함께 일본의 엔딩 서비스 시장을 살펴봤다. 일본인들은 어떻게 인생의 끝을 준비하고 있을까.
◇합장묘 들어갈 ‘무덤 친구’와 사귀기
일본에서는 ‘무덤 친구’ 만들기가 성행하고 있다. 합장될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매년 2~3회씩 만나 친목모임을 갖는 것이다. 굳이 가족과 함께 묻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가족이 없는 싱글들이 주로 참여한다. 일부는 저렴한 비용 및 사후관리의 편리함 때문에 이 같은 합장묘를 선택하기도 한다.
◇유쾌한 장례 문화 확산
죽음은 슬픈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신미화 교수에 따르면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관 꾸미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평소 좋아했던 산, 꽃 등을 인쇄한 천을 관에 둘러 개성을 표현한다.
일본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가 참여해 화제가 됐던 ‘생전 장례식’도 대중화하고 있다. 건강할 때 장례식을 열어 가까운 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방식이다. ‘파티’처럼 웃고 떠들며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신 교수는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생전 장례식을 하면 실제 사후엔 장례식을 생략한다”고 했다.
◇5년 새 2.5배 늘어난 해양장
일본에선 최근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해양장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18년 1049건이었던 해양장 건수는 2023년 2611건으로 2.5배 증가했다. 신 교수는 “남에게 폐 끼치지 않기 위해 남은 이들의 관리 부담이 적은 해양장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했다. 주로 어떤 바다가 선호될까.
해양장을 포함해 납골장, 수목장 등 장례 방식을 하루 만에 둘러볼 수 있는 일일 버스투어 상품도 인기다. 오전 9시에 모여 버스를 타고 3가지 컨셉의 장례식장을 구경한다. 직접 투어에 참여해본 신 교수는 “마치 소풍을 떠나듯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고 전했다. 특히 50~60대의 관심이 크다고 한다. 부모의 장례식 준비를 해둘 겸 자신도 미리 공부해둔다는 것이다.
신미화 교수는 “태어날 때와 달리 죽을 때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한국도 획일화된 장례 문화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의 인생 마무리 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웃나라 일본의 ‘엔딩 서비스’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의 엔딩 서비스 영상으로 보기] : https://youtu.be/DM70GUqkXA4
/김은정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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