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울 바이오·의료 오픈 콜라보
지난 12월3일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2024 서울 바이오·의료 오픈 콜라보’가 열렸다. 국내·외 바이오 산업 관계자들이 참여해 바이오 스타트업의 생존과 성장, 글로벌 진출을 위한 로드맵을 찾는 자리다. 서울특별시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려대학교가 주최하고 서울바이오허브가 주관했다. 현장을 다녀왔다.
행사 시작 시각인 10시를 앞두고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의 세미나실이 참석자들로 가득 찼다. 외부에 마련된 이원 생중계 현장에 자리를 잡은 이들도 여럿 있었다. 어렵고 딱딱해 보이는 주제임에도 참석자들은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연사의 발표를 경청했다.
◇국내외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 현황
서울시 경제실 창조산업기획관 최판규 국장의 개회사로 행사를 시작했다. 최 국장은 “서울바이오허브가 전 세계의 뛰어난 기술과 인재 그리고 투자가 모이는 집합소이자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서울시도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환영사를 맡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장준연 부원장은 “서울시와 긴밀히 협력해 창업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나가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기조연설은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박영민 단장이 맡았다. 박 단장은 “글로벌 제약 산업의 시장 규모가 2700조에 달한다”며 “이 시장을 어떻게 선점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그는 “독자 개발에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성공적인 신약 개발은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했다.
오전에는 ‘투자’를 주제로 한 세션이 진행됐다. 아델파이벤처스 정태흠 대표는 글로벌 투자 동향과 해외 직접 투자 유치 전략을 발표했다. 정 대표는 “미국 투자 동향은 시드나 시리즈A, 시리즈B 등 초기 스타트업의 투자 비중이 높은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LSK 인베스트먼트 김명기 대표는 “일반적인 펀드는 ‘위험 회피’가 가장 큰 목적이라면 벤처 펀드는 그 반대에 있다”며 “한국의 투자 경향은 7년 이상 업력을 가진 기업의 투자 비율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광약품 연구개발본부 김지헌 본부장은 전략적 투자 모델을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부광약품의 투자 모델은 미국 로이반트 사이언스(Roivant Sciences) 투자 모델(반트 모델)과 유사하다”며 “지주회사가 HR, 법적 문제, IP 등 공통 지원 업무를 제공하면 자회사는 각 연구 분야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거래소 강상묵 차장이 기술특례상장의 요건과 사례 등을 소개했다.
◇혼자 갈 수 없다면 함께 가는 전략
오후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중점을 둔 세션이 진행됐다. 유한양행, 셀리드, 한국노바티스 등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들이 협력을 통해 성공한 국내외 사례를 발표했다. 로슈 정회량 이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뢰와 소통이 중요하다”며 성공적인 협력 사례로 진에딧(GenEdit)을 소개하기도 했다.
제노스코 고종성 대표는 ‘왜 전 세계 신약 개발회사가 보스톤에 연구센터를 세워 신약 개발을 하러 오는가?’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고 대표는 시약 구매의 용이성과 속도, 다양한 학회와 BD(사업개발) 행사, 채용의 용이성 등을 보스톤 진출의 장점으로 꼽았다. 다만 “글로벌 확장성과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 냉정하게 평가하고, 인력 유치와 기술 경쟁이 심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 세션의 주제는 ‘L/O(License Out, 기술 수출)와 공동연구’였다. 한국아이큐비아 박소영 상무를 시작으로 알테오젠 전태연 부사장, 에이프릴바이오 박현선 부사장, 큐어버스 조성진 대표, 한국이스라엘 산업연구개발재단 강성릉 사무총장 등 5명의 연사가 발표했다. 서울바이오허브 입주기업인 큐어버스는 최근 이탈리아 제약회사에 ‘먹는 치매약’ 기술을 이전 수출에 성공한 바 있다.
◇한파에도 장밋빛을 전망하는 이유
이번 행사에 참가한 인원은 연사를 포함해 약 250여 명이다. 별도 등록 없이 참여한 외부 인원까지 포함하면 총참가자는 약 300명으로 추산된다. 이번 행사의 특징 중 하나는 ‘네트워킹’이다. 점심시간을 포함해 별도의 네트워킹 시간을 마련했다. 참가자들이 바삐 인사를 나누며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번 네트워킹 시간을 계기로 인연을 맺고 다음 미팅을 기약하기도 했다.
국내·외 바이오 산업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바이오·의료 산업의 한파’를 진단했다. 다만 비관적인 전망이라 단정할 수는 없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박영민 단장은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나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창의적인 과제가 많다”며 낙관적인 전망의 이유를 설명했다. 또 서울바이오허브 입주기업인 큐어버스의 기술 수출 사례 역시 한국 바이오·의료 스타트업의 미래를 보여줬다.
/이영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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