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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경제

40대 차장이 청첩장 돌린 날, 50대 부장은 육아휴직을 냈다

지각 사회

청첩장 돌리는 40대 초반 차장. 최근 육아휴직에 들어간 40대 중반 부장. 우리나라가 취업과 결혼, 출산 연령이 점점 늦어지는 지각 사회에 접어들고 있다. 지각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리 달 나이에 ‘신입사원’

20대의 취업 지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 신입 사원 공채가 줄어드는 등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20대의 취업 지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취업 준비생과 직장인 8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신입 사원 나이의 마지노선으로 남자는 평균 33.5세, 여자는 평균 31.6세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 같은 조사에서 남자는 31.8세, 여자는 30세였는데, 각각 1.7세, 1.6세 상승했다. 그만큼 30대 초반 신입 사원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취준생과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자녀의 생활비와 학자금을 위해 일하는 60대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면 60대 초반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대 초반을 넘어선 지 오래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인구 대비 ‘취업자+실업자’의 비율로, 직장 생활을 하거나 직장을 구하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만 20~24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8.5%로, 65.5%였던 60대 초반보다 17%포인트나 낮았다. 2005년까지만 해도 20대 초반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0대 초반보다 높았는데, 2006년부터 역전됐다. 더 나은 취업을 위해 대학 졸업을 유예하는 등, 지각 인생을 선택한 20대가 늘어난 여파다.

자녀의 생활비와 학자금을 위해 일하는 60대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는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0일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1000만62명으로, 전체 주민등록인구의 19.5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라고 부른다. 이에 연급 개혁과 정년 연장 등의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육아휴직 떠난 40대 부장님

결혼 지각과 출산 지각도 가속화 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결혼 지각과 출산 지각도 가속화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이 처음 결혼하는 평균 나이는 지난 1993년 약 25세에서 작년 31.5세로 30년 동안 약 6.5세 올랐다. 같은 기간 여성이 첫아이를 낳는 평균 나이도 약 26.2세에서 33세로 약 6.8세 높아졌다.

초혼 연령과 출산 연령이 늘자 육아 휴직에 들어가는 40·50대 직장인도 많아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초혼 연령과 출산 연령이 늘자 육아 휴직에 들어가는 40·50대 직장인도 많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40세 이상이 쓴 육아휴직은 4만858건으로 1만6740건이었던 30세 미만의 2.4배다. 육아휴직 통계가 처음으로 집계된 2010년만 해도 30세 미만의 육아휴직이 40세 이상의 19배에 달할 정도로 40대 육아휴직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20대 출산이 줄고 40대 출산이 늘면서 격차가 점차 좁혀졌고, 2019년 들어 40세 이상의 육아휴직 건수가 30세 미만을 처음으로 앞섰다.

전문가들은 지각 사회의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적 제도 개선으로 취업·결혼·출산 각 단계에 진입하는 시기를 앞당겨야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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