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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얘깃거리 드림

낌새만 보고 음주 운전 적발, 경찰이 아니었다

순항 중인 반려견 순찰대 제도
반려견 순찰대의 모습.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블로그

늦은 밤 음주 운전 차량 적발. 산속에서 잃어버린 손자를 찾아준 일등 공신.

자율방범대의 이야기가 아니다. 반려견 순찰대의 얘기다. 반려견 순찰대가 ‘동네 지킴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려동물 가구 1500만 시대, 2022년 서울시가 출범한 반려견 순찰대는 반려견 보호자와 반려견이 함께 산책하면서 위험 요소를 신고·조치하는 주민 참여형 사회봉사 조직이다. 현재 서울시 25개 구, 경기도 안산, 과천, 대전 대덕구, 부산 9개 구에서 운영 중이다.

2024년 하남 감일동 반려견 순찰대 선포식. /반려견 순찰대 공식 홈페이지

2022년 64개 팀으로 활동을 시작한 반려견 순찰대는 지난해 서울 전역에서 1011개 팀으로 확장했다. 지난해 서울 반려견 순찰대는 331건의 범죄를 예방하고, 2263건의 생활 위험을 미리 알렸다.

반려견 순찰대는 1차 서류 심사, 2차 실습 심사를 거쳐 선발된다. 1차 심사에서는 반려견 나이, 성별 등 반려견 기본 정보와 일주일 평균 산책 횟수 등 보호자 정보를 평가한다. 2차 실습 심사에서는 1km 이내의 산책 코스를 함께 걸으며 공격성 체크, 대인·대견 반응 등 사회성 평가를 실시한다. 최종 합격 후 일반 교육과 안전 교육 2가지를 수료하고 순찰대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반려견 순찰대 오이지팀. /반려견 순찰대 공식 홈페이지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반려견들은 각 지역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5월, 금천구 시흥동의 둘레길을 자주 순찰하는 오이지팀(반려견주 김경덕·반려견 오이지)은 호암산에서 손자를 잃어버린 할머니를 도왔다. 오이지팀은 수색 20분 만에 인근 연못에서 아이를 찾았다. 오이지팀은 지난 10월 한 자폐 중학생이 또래로부터 괴롭힘당하는 상황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반려견 순찰대 쿠로. /서울특별시 공식 블로그

성동구의 초이·제니팀(반려견주 이정우·반려견 초이·제이)은 음주 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을 신고해 운전자 현장 검거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강동구의 쿠로팀(반려견주 전형준·반려견 쿠로)은 야간 순찰 중 실종 신고된 지적장애인을 발견하고 신고했다.

서울특별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음주 의심 차량을 신속하게 검거하는 데 조력한 서울 초이·제니팀과 실종 신고된 지적 장애인을 무사히 가족에게 인계한 쿠로팀에 유공 표창을 수여했다.

2024 서울 반려견 순찰대 추가 모집. /반려견 순찰대 인스타그램

생활 공간 곳곳에서 시민들을 도운 반려견 순찰대의 미담이 알려지자, 이 제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의회 홍국표 의원(국민의 힘·도봉2)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반려견 순찰대 지원 조례안’이 6월 28일 제324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홍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은 반려견 순찰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활동 경비 지원, 반려견 순찰대 연계사업 규정, 협력체계 구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에 서울시는 2024 서울 반려견 순찰대를 추가 선발한다고 밝혔다. 심사 일정은 9~10월로 예정돼 있다. 반려견 순찰대 공식 홈페이지에서 접수 가능하다. 7월 26일 기준, 모집인원 500명 중 절반 이상인 262명이 접수했다.

/주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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