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새해부터 공사 중단이라뇨, 내 집 어떻게 되는 겁니까"

더 비비드 2024. 7. 22. 09:37
공사비 급등으로 재건축·재개발 난항,
2~3년 뒤 가격 급등 부를까

공사비 급등으로 첫 삽조차 뜨지 못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늘고 있다. 얼마 전 정부는 1·10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했지만, 공사 비용이 크게 올라 건설사 입장에선 어려운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안전진단 완화하는 등 절차를 간소화했음에도 재건축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정부가 1·10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했지만, 공사 비용이 크게 올라 건설사 입장에선 어려운 상황은 마찬가지다. /사진=게티

재건축·재개발은 도심 주택 공급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역할을 한다. 아파트 착공 물량이 감소하면서 몇 년 후 부동산 가격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어지는 고금리와 건설 자재값 상승은 공사비 급등을 불러왔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급망이 막히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뛰었는데, 고금리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주거환경연구원에 의하면 2023년 전국 정비사업 3.3㎡당 평균공사비는 687만5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606만5000원) 대비 81만원(13.4%)이 상승한 수치다. 정비사업에는 재개발·재건축, 신탁방식 사업, 소규모정비사업, 공공정비사업 등이 포함된다.

공사비 증액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 갈등이 불거지면서 공사가 중단 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게티

공사비 증액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 갈등이 불거지면서 공사가 중단 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은 2일 현장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비를 3.3㎡당 431만원에서 517만원으로 증액하는 과정에서 조합 집행부 부재로 사업이 멈췄다. 대조1구역은 최고 25층, 28개 동에 총 2451가구를 짓는 대규모 정비사업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말 착공 이후 공사비 1800억원을 받지 못했는데, 협상 주제가 없으니 공사를 중단한 것이다. 조합장 재선출 작업 등을 거쳐야 시공사와의 협상을 할 수 있어, 당분간 공사 중단은 이어질 전망이다. 공사 재개가 늦어질수록 금융비용 손실 등이 더 커질 수 있다.

앞서 시공사와 공사비 갈등으로 2022년 4월 공사가 중단된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사업은 6개월 간 공사가 멈추면서 사업비가 1조원이나 늘어났다. 입주 시기는 2년 뒤로 밀렸고, 가구당 1억2000만원 이상의 분담금이 발생하게 됐다.

아파트를 짓는 데 2~3년이 걸린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이후 공급 물량 부족으로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 지난해 1~11월 전국 아파트 착공 실적은 13만3585가구로, 전년(27만8566가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건설업계에선 안전진단 규제 완화로 사업 속도가 빨라지더라도,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연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