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국민연금 30년 가입자 한달 얼마나 받나 통장 열어봤더니

더 비비드 2024. 7. 20. 11:18
30년 이상 가입한 장기 수급자 20만명

국민연금이 올해 36년차를 맞이하면서 30년 이상 가입한 장기 수급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1988년 국민연금 시행 초기에 사회 초년생으로 시작해 30여년 경제 생활을 이어온 이른바 ‘최고참’ 국민연금 세대입니다.

국민연금 최고참들은 어느 새 60세를 넘기면서 본격적으로 연금을 받는 구간에 진입하는 중입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9년만 해도 30년 이상 가입한 연금 수급자는 1만2000명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2021년엔 5만5000명으로 늘었고 지난 4월 19만4780명을 기록했습니다. 540만명의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4%에 달합니다. 현재와 같은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25만명 돌파도 확실시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민연금, 30년 최고참 세대 등장

국민연금을 둘러싼 대표적인 논쟁 중 하나는 ‘연금액이 적다’는 것입니다. ‘푼돈연금’ 혹은 ‘용돈연금’이라는 냉소 섞인 별칭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의 근거가 되는 연금액 통계는 대부분 10~20년 가입자가 기준입니다. 일반인들의 인생 경로를 고려한다면 30년 이상 가입자가 기준이 되어야 하지만, 국민연금 역사가 짧은 한국에선 모수가 많지 않아 현실적으로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상황은 달라질 전망입니다. 국민연금 제도가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30년 이상 가입자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금 역사가 긴 일본에선 30년 이상 가입자가 보통입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정규직 출신인 65~69세 남성(전업주부 아내)의 경우 후생연금 평균 가입 기간이 37년에 달했습니다.

/더비비드

국민연금 30년 부었다면 월평균 157만원

국민연금 수령액은 소득이 많을수록, 또 가입 기간이 길수록 늘어납니다. 그렇다면 30년 최고참 세대가 현재 받고 있는 연금액은 얼마나 될까요?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이들은 매달 평균 157만2156원을 받고 있습니다.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 연금 수령액(62만원)의 2.5배에 달합니다.

월 157만원은 노후 생계 유지에도 어느 정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올 초 발표한 ‘2021년도 고령자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에 기초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 생활비’는 부부 월 198만7000원, 개인 124만3000원이었습니다.

30년 최고참 세대의 연금액은 은퇴 부자들의 공적연금 소득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한 언론사 분석에 따르면, 피라미드 최상단에 속하는 은퇴 귀족층과 은퇴 상류층의 공적연금 소득은 월 173만~177만원이었습니다.

/그래픽=더비비드, 자료=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 보험료율 9%... OECD의 절반

국민연금 수급자들은 연금이야말로 노후 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얼마 안 되는 금액이라도 정해진 날에 따박따박 현금으로 들어오기에, 1년에 한두 번 만나는 자식보다 훨씬 고맙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사람들은 30년 뒤에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통계청이 올 초 발표한 2021년 근로자 평균 소득(월 333만원)을 받는 직장인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직장인이 올해 국민연금에 가입한다면,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는 월 소득의 9%인 29만9700원입니다. 이 금액을 30년 동안 성실히 납입하면, 65세에 받게 될 연금액은 93만원 정도입니다. 노후에 최소한의 생계 유지를 하기엔 미미한 수준입니다.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공무원연금은 30년 정도 가입하면 평균 248만원 정도 받는데 보험료율이 월 소득의 18%로 국민연금의 2배”라며 “그렇게 보면 30년 최고참 세대의 연금액인 157만원은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소득대체율이 낮아지고 있어서 미래 세대는 30년 가입해도 적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연령대로 나눠서 보면, 현 20~30대가 나중에 받을 국민연금의 실질 가치는 훨씬 적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경은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