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각각 아파트값 통계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통계를 보니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03% 올라 반등세입니다. 경기(0.04%), 인천(0.05%)도 상승했습니다. 5월 넷째주부터 7주 연속 상승입니다. 반면 민간 기관인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서울 아파트 값 주간 동향에서는 서울 아파트 값 등락률은 -0.08%로 49주째 하락입니다. 집값 통계, 왜 이렇게 엇갈리는 걸까요?
◇표본 조사 방식의 한계
사실 이런 논란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0년에도 부동산원이 조사한 집값 상승폭이 민간 통계보다 너무 작아 논란이었는데요. 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11% 올랐다고 했는데, KB에서는 52% 올랐다고 한 겁니다.
이렇게 집값 통계가 차이 나는 이유는 표본 차이 때문입니다. 부동산원과 KB 모두 표본 주택의 실거래 가격 정보를 바탕으로 통계를 작성하는데요. 부동산원은 전국 3만2000가구, KB국민은행은 전국 6만2000가구를 표본으로 합니다. 표본 대상이 되는 아파트도 다릅니다. 만약 같은 기간 부동산원 표본에 포함된 아파트의 거래 가격이 상승한 반면, KB국민은행 표본 아파트 값이 하락하면, 두 통계의 결과는 달라지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아파트가 주택 60% 이상을 차지하는데요. 거래가 빈번해서 주간 통계를 내는데, 정보를 빨리 확인할 수 있어 좋긴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질 우려도 있습니다. 표본을 근거로 매주 집값 통계를 발표하는 것은 한국이 거의 유일한데요. 반면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실거래가만으로 월간 통계를 듭니다.
조사 방식 문제도 있습니다. 부동산원과 KB 모두 표본 주택의 실거래 가격 정보를 바탕으로 통계를 작성하는데요. 같은 기간 부동산원 표본에 포함된 아파트의 거래 가격이 상승한 반면, KB국민은행 표본 아파트 값이 하락하면, 두 통계의 결과는 달라지는 것이죠.
더욱더 문제는 표본에 포함된 아파트가 조사 기간에 거래가 없을 때입니다. 부동산원과 KB는는 조사원이 인근 주택의 호가와 실거래가를 참고해 ‘거래 가능 가격’으로 대체해 산출합니다. KB도 인근 매매사례를 활용해 가격을 산정합니다. KB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표본은 1만1700여 가구인데, 올 2분기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주간 거래량은 평균 700~900가구 정도에 그쳤는데요. 전체 표본 대부분이 실거래 사례 없이 통계가 만들어지는 탓에 집값 변동률에서 차이가 생기는 것입니다.
◇집 수요자는 혼란, 통계 현실화 할 때
집값 통계가 다르다보니 내 집 마련 시점을 고민하는 부동산 수요자는 혼란스럽습니다. 직장인 이모(35)씨는 “결혼을 앞두고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데 어디서는 올랐다고 하고 다른데선 내렸다고 하니 갈피를 못잡겠다”며 “아무리 통계 집계 방식이 다르다지만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고 했습니다.
부동산 관련 통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 거래가 2~3개월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정확한 데이터 발표를 위해 조사 기간을 월간 또는 분기 단위로 바꾸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했습니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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