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 '혼자서 문제 푸는 방법을 깨우쳐라'
‘부자들의 자녀 교육’은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투자 교육 전문가 이상건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전무와 함께 자녀 경제 금융 교육 팁을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세계적인 갑부들의 경제 금융 교육법을 나침반 삼아 보통 사람들이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지요.
이날은 홍콩 최고의 갑부인 리카싱이 두 아들에게 가르쳤던 자녀 교육 방법에 대해서 알아 봤습니다.
[부자들의 자녀 교육,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HrcYqogxUiM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리카싱의 재산은 359억 달러, 약 4조원에 달합니다. 세계 43위의 부자입니다. 93살인 리카싱은 21살이던 1950년 청쿵 플라스틱을 세운 뒤 플라스틱 조화 사업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이후 1979년 홍콩의 영국계 대기업인 허치슨왐포아를 인수해서 부동산, 항만, 이동통신, 유통 등 분야에서 홍콩, 유럽 등에서 사업을 벌여 큰 돈을 벌었습니다.
현재는 큰 아들 빅터 리가 그의 뒤를 이어 사업을 지휘하고 있고, 둘째 아들 리처드 리는 홍콩에 본사를 둔 PCCW라는 인터넷, 미디어 기업을 중심으로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리카싱은 자녀 교육 철학을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습니다. “재산이 많고 적건 간에 아이들에게는 어릴 적부터 독립적으로 스스로 힘을 키우는 능력을 배양시켜야 한다. 응석받이로 살게 하거나 남이 키워주는 데 익숙해지거나 돈을 헤프게 쓰는 습관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두 아들은 열다섯 살쯤부터 캐나다와 미국에서 유학을 했습니다. 그는 이미 성공한 기업가였지만, 유학 간 아이들이 사치를 할만큼 풍족한 용돈을 주지 않았습니다. 차도 사주지 않았지요. 둘째는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을 하면서 용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리카싱은 젊어 고생이 자신이 비즈니스에 성공한 한 요소라고 봅니다. 자녀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주면서도 ‘젊었을 때 고생’을 가르쳐 줄 방안으로 유학을 찾은 것입니다. 홍콩의 최고 학교와 같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고생을 체험하게 했던 것이지요.
리카싱이 젊어서 고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외삼촌의 영향입니다. 리카싱 외삼촌은 홍콩에서 시계 장사를 해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었습니다. 리카싱이 열네 살 되던 해에 아버지가 폐렴에 걸려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후에야 리카싱은 외삼촌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사장의 외조카란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리카싱은 청소하고 차를 따르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은 그가 사장의 외조카인지 모른 채 ‘성실하고 근면하다’ ‘자기 일이 아닌데도 남을 도운다’고 사장에게 전했다고 합니다. 4년 만에 리카싱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홀어머니와 동생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외삼촌이 엄하게 대했던 게 리카싱에게는 남에게 기대지 않고 성공하는 바탕이 됐다는 겁니다.
리카싱은 아들들에게 어릴 때부터 비즈니스도 가르쳤습니다. 이사회가 열리는 회의실 구석에 어린이용 의자를 두고 아홉 살인 빅터 리와 일곱 살인 리처드 리가 자리를 지키게 한 것입니다. 당시 리카싱이 이끄는 이사회는 회장 말에 그대로 동의하는 거수기 스타일이 아니라 이사들이 얼굴을 붉히면서 큰 소리로 자기가 옳다는 주장을 하던 스타일이었다고 합니다. 논쟁이 격화되자 아들 둘은 이사들이 서로 싸운다고 생각하고 큰 소리로 울었다고 합니다. 리카싱은 두 아들에게 “울지 마라. 우리가 논쟁하는 것은 사업을 위한 거야. 나무에 구멍을 뚫지 않으면 물이 통과할 수 없듯이 사리는 논쟁을 하지 않으면 명확해지지 않는 법이야”라고 했다고 합니다. 비즈니스가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회의를 거쳐 이뤄지는 지 가르치려 했던 것이라고 리카싱은 회고했습니다. 아이들을 ‘온실 속 화초’로 키우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리카싱이 자신의 의견에 거수기처럼 동의만 하는 이사회를 주재했다면, 아이들이 비즈니스에 대해 배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만 장성한 뒤에는 후계자로 보일까 걱정해서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장남 빅터 리는 스스로 맨땅에서 프로젝트를 성공한 후에야 회사에 나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부자들의 자녀 교육,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HrcYqogxUiM
리카싱이 얘기하는 ‘젊어서 고생’의 핵심은 다른 사람과의 공정한 경쟁 속에서 독립심을 키우고 자기 절제의 힘을 키우라는 것입니다. 스스로 나의 삶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면, 젊어 고생이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무조건 어릴 때 고된 일을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방현철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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