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무조건 오른다더니..." 2년 전 영끌해 집 산 30대의 후회

더 비비드 2024. 12. 24. 18:47
얼어붙은 아파트 시장

전국 아파트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매로 넘어간 부동산이 올해에만 13만 건 이상으로, 11년 만에 최대치로 집계됐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집값 상승 폭이 줄면서 서울 주택 소비 심리는 8개월만에 보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영끌족의 안타까운 최후

경매로 넘어간 부동산이 올해에만 13만 건 이상으로, 11년 만에 최대치로 집계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토지와 주택, 건물 등 부동산 임의경매 개시를 신청한 건수는 총 12만9703건으로 나타났다. 연간 집계가 아닌 11월까지 누적 건수만으로 14만8701건이었단 2013년 이후 가장 많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갚지 못할 때 채권자가 대출금을 회수하려고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오르고, 금리도 낮았던 2022년 하반기 이전 영끌로 집이나 땅을 샀다가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매물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아파트나 오피스텔 같은 주거 시설 경매 물건이 눈에 띄게 늘었다. 대출을 최대한 끌어서 집을 샀지만 고금리에 불어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 장기화로 부동산 거래량이 급격히 줄면서 매각에 실패한 집들이 경매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임의경매는 2년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임의경매는 금리가 낮았던 2021년 6만6248건 수준이었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해 10만5614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는 11월까지 22.8%가 더 늘었다.

그 중에서도 주거 시설이 대부분인 집합 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의 임의경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1월까지 집합건물 임의경매 신청은 5만1853건으로 작년 동기간(3만5149건)보다 48%가량 증가했다. 경기 지역이 1만6094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6428건), 서울(5466건), 인천(3820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금 아파트 살까, 글쎄

주택 시장에서 매수 관망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더비비드

한편 주택 시장에서 매수 관망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 매매 가격은 전월 대비 0.01% 상승했다. 지난 6월 이후 6개월째 상승세지만, 상승 폭은 전월(0.07%)보다 크게 줄었다.

서울 주택 매매 가격 역시 0.2% 올라 8개월 연속 상승세지만 상승 폭은 전월(0.33%)보다 줄었다. 수도권 지역은 0.11% 올랐지만, 지방은 0.09%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원은 “서울과 수도권은 전반적인 매수 관망 심리가 확산되고 있으며, 지방은 미분양 매물이 쌓이는 지역 위주로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주택 매수 심리 역시 쪼그라들고 있다. 국토연구원의 ‘11월 부동산 시장 소비자 심리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 심리 지수는 전월(117.7) 대비 7.9포인트 하락한 109.8로 나타났다. 8개월 만에 ‘상승’에서 ‘보합’으로 전환된 것이다. 수도권은 전월 대비 6.7포인트 하락한 106.4로 보합 국면을 유지했고, 비수도권은 전월(106.7)보다 5.8포인트 내린 100.9를 기록했다.

주택 매매 심리 지수는 주택 매수 수요를 0부터 200 사이 숫자로 수치화한 지표다. 수치가 95 미만이면 하강, 95 이상 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