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집값 양극화 심화될 것” 계엄 후 불투명해진 1기 신도시 재건축

더 비비드 2024. 12. 13. 17:38
혼란한 시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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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모두 멈출 위기다. 인·허가 단계를 통과해 그나마 타격이 덜할 단지를 고르는 게 중요해졌다.

재개발·재건축 전문가로 꼽히는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지금이야말로 냉정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구독자 15만명인 부동산 전문 유튜브 채널 ‘투미TV’를 운영하며 재개발·재건축 정책 자문·컨설팅을 하고 있다. 혼란스러운 시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의견을 물었다.

재개발·재건축 전문가로 꼽히는 김제경 투미부동산소장. /조선닷컴 제공

김 소장은 1기 신도시 정비 사업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올스톱하고 신규 주택 공급은 더 없어지고 그 결과 신축 아파트 가격만 더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도 있다”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법안 등 관련 입법이 더 어려워지고, 정부가 8·8 부동산 대책으로 내놨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법안 모두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의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도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인·허 관청의 입김이 센 단계를 통과한 곳은 그나마 안전하다고 봤다. 예컨대 사업 시행 인가, 관리 처분 인가를 받은 곳은 안전하다. 건축 심의 단계까지 온 곳은 내년에라도 통과하면 승산이 있다. 다만 초기 재건축 단계에 있는 곳들은 산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옥석 가리는 구체적인 방법론도 소개했다. 현재 매매 시세에 예상되는 평균 분담금 5억원을 더했을 때 매수 의사가 생기는지를 보면 사업성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 만약 서울 상계 주공, 중계 주공이 현 시세보다 5억원 높은 17억원이라고 한다면, 같은 돈으로 마포나 성동 입성도 가능하니 투자자들이 선뜻 사지 못할 것이다.

반면 목동은 분담금을 더해 25억원이라 해도 사람들은 거품이라 생각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목동은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것이다. 김 소장은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한층 복잡해졌다”며 “정부가 바뀌면 인·허가가 다 멈춰버릴 수 있기 때문에 목동 재건축도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년은 부동산을 언제 사느냐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내년은 부동산을 언제 사느냐의 싸움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정국 불확실성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 시장이 일시적으로 흔들릴 것”이라며 “무주택자에게는 이때 나오는 급매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사업이 난항에 빠지고 금리 인하, 2026년부터 신축 공급 절벽까지 겹치면 집값이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 내다봤다.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유망 재개발·재건축 지역으로 서울 성북구 장위 뉴타운 14구역을 꼽았다. 조합 설립 인가가 난 곳으로 2억원 중후반으로도 진입할 수 있다.

다만 분담금을 고려해야 한다. 3년 전만 해도 평당 300만~500만원대 공사비로 진행된 곳이 많았는데 지금은 800만~900만원은 생각해야 한다. 평당 천만원 시대가 올 수도 있다. 김 소장은 “관리 처분 인가가 난 곳이라도 분담금이 몇 천만 원에서 억 단위로 오를 수 있다”며 “이런 점들을 고려해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은정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