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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 기업엔 미지의 땅 일본, 도전장 내민 7곳의 한국 스타트업

일본 현지에서 열린 디데이 현장. /디캠프

‘일본산 물건’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환영받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전세가 역전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면서 일본 기업들이 되레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이 국내 스타트업과 일본 기업의 교두보 역할을 자처했다. 디캠프는 현지 피칭대회나 네트워킹 자리를 마련해 일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국내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는 중이다.

◇애니메이션 강국에 도전장 내민 콘텐츠 스타트업

모크토크: 일본 콘텐츠 행사 당시 모습. /디캠프

최근 디캠프는 일본 5대 지상파 방송사 중 하나인 TBS(Tokyo Broadcasting System)의 CVC TBS 이노베이션 파트너스(TBS Innovation Partners LLC)와 손을 잡았다. 이번 협력으로 국내 미디어,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디캠프와 TBS 협력은 지난 6월부터 시작한 ‘모크토크: 일본 콘텐츠’ 사업의 일환이다. 모크토크는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디캠프의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모크토크: 일본 콘텐츠’의 경우 세가 새미(SEGA SAMMY HOLDINGS INC.), 반다이남코(Bandai Namco Entertainment), 쇼치쿠 벤처스(Shochiku Ventures) 등이 파트너로 참여했다.

프로그램에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은 콘텐츠 IP,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스포츠테크 분야 스타트업이다. 스테이지랩스, 리얼드로우, 플루언트, 패러블엔터테인먼트, 아들러, 인쇼츠, 툰스퀘어 등 7개사다. 이들은 6주간의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한 신사업 제안서를 준비했고, 일본 기업 담당자를 직접 만났다.

(왼쪽부터) 인쇼츠 이건창 대표, AI슈퍼스케일러 적용 전, 후 비교 사진. /더비비드, 스튜디오 애니멀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쇼츠의 이건창 대표는 모크토크를 ‘현지 기업에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뜻깊은 자리’로 표현했다. 그는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의 접점을 모색하고 있었다”며 “디캠프가 공식 행사를 통해 현지 대기업과 다리 역할을 해준 덕분에 일본 활동 레퍼런스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쇼츠는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 수명이 긴 일본의 IP를 자사의 인공지능(AI) 기반 콘텐스 솔루션 AI 슈퍼스케일러와 AI 모션트래블러에 접목할 구상이다.

TBS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총괄 디렉터 치에 쿠보타는 “한국에는 젊은 인재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창업해서 운영하는 스타트업이 많다”며 “한국 스타트업과 일본 기업 간의 제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IT 기술 도입에 소극적인 성향이 오히려 기회

일본에서 열린 디캠프에 참가한 샤플앤컴퍼니 직원이 발표하고 있다. / 샤플앤컴퍼니

지난 5월에는 일본 도쿄의 시부야 캐스트에서 창업경진대회 ‘디데이’를 개최했다. 디데이를 일본에서 개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일본 디데이에서 우승을 차지한 기업은 샤플앤컴퍼니이다. 샤플앤컴퍼니는 현장직 업무 협업툴 '샤플(shopl)'과 시설 점검 솔루션 '하다(hada)'의 운영사다. 이 외에 고객사가 글로벌 개인정보 규제를 준수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캐치시큐’의 개발사 오내피플과 AI기반 화물운송 중개 서비스 ‘프리모’ 개발사 곳간로지스 등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날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가 무대에 올라 사업을 소개하고 일본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본선에 오른 10팀 모두에게는 디캠프 최대 3억원의 지분 투자 검토, 디캠프 프론트원 최장 1년 6개월 입주 심사 기회, 디데이 얼라이언스의 후속 투자 검토 혜택 등이 주어진다. 또한 현지 VC와 전문가 매칭, 행정 절차 지원 등이 포함된 일본 진출과 정착 맞춤형 패키지도 제공된다.

이들은 우리나라보다 시장은 크지만 IT 기술 도입에 소극적인 일본 시장의 특징에서 기회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샤플앤컴퍼니의 샤플의 이준승 대표는 “일본은 늦게나마 근로 현장 디지털화를 위한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가 우리에겐 기회”라고 설명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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