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 25. 11:23ㆍ인터뷰
약선요리 창시자
최만순 요리연구가 인터뷰

하루 세끼를 365일 먹으면 일년에 1095끼를 섭취하게 된다. 이를 100년으로 환산하면 10만9500끼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10만번의 식사 과정에서 온갖 질병이 싹트게 된다. 최만순 요리연구가는 기후, 사고 같은 외부 요인을 제외하면 질병의 원인 대부분이 섭취한 음식 같은 ‘내인’(內因)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40여년간 주방을 지키며 음식으로 사람을 살리는 길을 걸어온 최 연구가는 노화를 멈출 수는 없어도 늦출 수는 있다고 봤다. 이를 몸소 보여주기 위해 부산에서 식당 ‘만순당’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매일 마주하는 식탁 풍경을 보다 건강하게 가꿀 수 있는 간편식을 개발했다. 그를 만나 약이 되는 밥상 꾸리는 법에 대해서 들었다.
◇평화로운 몸을 만드는 중용의 맛

약선요리란 한자로 ‘약이 되는 음식’(藥膳)이다. 배를 채우는 데 급급한 음식이 아니라 식재료와 몸의 상호작용을 통해 몸을 건강하게 바꾸는 음식을 지향한다. 최만순 연구가는 한국전통약선연구소를 통해 동양 의학 원리를 음식에 접목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실제 음식으로 구현한 식당 ‘만순당’도 운영 중이다.
한국에 약선요리 개념을 전파하는데 앞장 선 그는 40년간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 운남중의대학 석좌교수, 국제고급약선사 평가위원을 맡고 있으며 부산한방병원 약선연구소 소장,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대표로 활동했다.
부산국제요리박람회와 국제의료박람회에 15년 이상 초청 전시를 했고 지역 방송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자연밥상 시연, 라디오 방송을 10년 넘게 진행했다. 또한 1995년부터 중국에서, 2000년부터 한국에서 약선 칼럼을 써왔다, 현재도 유명 매체에 약선 요리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간편식 개발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출시한 ‘복을 담은 만두’와 ‘다담은 육수 한포’는 그의 약선 철학을 실행할 수 있는 일상적인 수단이다. 복을 담은 만두는 돼지고기, 고기 만두 18개, 김치 만두 18개, 야채 만두 14개, 교자 66개 등 만두 총 116개에 사골육수 분말 3봉지가 한 세트인 푸짐한 구성이다. 현재 전용 온라인몰(metashop.co.kr)에서 최저가 공동구매를 진행 중이다.
김치 등 속 재료 본연의 풍미가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느끼한 조미료 맛없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다. 이렇게 푸짐한 구성을 2만원대에 판다. 온라인에서 대단한 화제다. 주머니가 얇은 사람도 좋은 요리를 즐겼으면 하는 최 연구가의 바람이 들었다.
다담은 육수 한포는 스틱형 분말 육수다. 최 연구가가 고른 멸치, 꽃게, 디포리, 새우, 버섯, 우영, 연근 등 국내산 재료를 건조해서 만들었다. 수산물, 농산물, 버섯 베이스의 국물이 자연스레 어우러져 담백하지만 깊은 맛이 난다. 합성첨가물은 넣지 않았다.
◇돈만 벌던 식당 주인에서 약선요리 개척자가 되기까지

최 연구가의 시작은 평범한 식당 운영이었다. 1980년대에 부산에서 중식당, 한식당, 족발집 등을 운영했다. 상업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어딘가 허무했다. “어느 날부터 ‘이 길이 맞을까’라는 회의감이 찾아왔어요. 남들 하는 방식 그대로 해서는 저만의 정체성을 찾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그는 1986년 일본에서 일본 약선요리 창시자를 만나며 전환점을 맞이했다. “앞으로의 음식은 배고픔이 아니라 건강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그의 통찰에 매료됐습니다. 그 말이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한중 수교 전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약선요리 창시자인 팽명천 교수를 7년간 사사하며 동양 의학, 양생학, 체질학, 고전 조리 이론과 요리 실습을 공부했습니다.”

최 연구가는 스스로를 요리사가 아닌 ‘장수 전략가’로 정의했다. 실제로 음식으로 질병 없이 나이 드는 삶을 설계하는데 평생을 바쳤다. “부산의 병원 조리사와 영양사를 대상으로 강연하고, 암환자용 식단을 연구했습니다. 암환자 식단을 총망라해 <항암밥상> 시리즈를 12권 집필하기도 했죠. 이 외에도 지금까지 총 120권 이상의 약선 관련 책을 써서, 지금까지 연구한 내용을 기록에 남겼습니다.”
책과 칼럼에 소개된 재료나 세부 주제는 제각각이지만, 한가지 공통된 이야기가 있다. 바로 음식을 처방처럼 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레몬은 비타민C의 대명사처럼 통하는데요. 레몬엔 다른 성분도 많습니다. 레몬을 먹는다는 건 비타민C만 섭취하는 게 아니라, 레몬 속의 다양한 화학작용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죠. 연필심, 숯, 다이아몬드 모두 탄소지만 성질이 다르잖아요. 식재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식재료를 택할 때 주요 영양소뿐만 아니라 본연의 성질도 고려해야 합니다. 어떤 식재료가 어디에 좋다는 이유로 그것만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재료의 계절, 식사하는 분의 체질과 컨디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이유죠.”
◇오장육부의 평화를 찾아서, 복을 담은 만두와 분말육수 개발기

과거 유명 라면 제조사의 기술 고문으로 활동했던 경험이 제품 개발의 기폭제가 됐다. “라면은 남녀노소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잖아요. 라면을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육수라도 천연 재료로 바꾸고 싶었죠. 하지만 늘 가격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러다 오랜 지인이 천연 육수를 개발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숙원을 풀 절호의 기회였어요.”
최 연구가는 요리의 기본은 물이며, 맛과 건강의 시작 또한 물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고전 요리 이론에 근거해 오래 둬도 물리지 않고 깊은 맛이 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지만 허전하지 않은 균형을 찾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남해 멸치를 중심으로 해산물, 채소 버섯 등 20여가지 자연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원재료의 특성에 맞춰 동결, 진공, 열풍, 분무건조 등 네 가지 건조 방식을 나눠 사용했어요. 인위적인 맛이 나지 않게, 합성첨가물 없이 원물 중심으로 만들었습니다.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건조하고, 끓이고, 배합하냐에 따라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니까요.”

최만순의 복을 담은 만두 세트는 가격 경쟁력과 가성비와 재료의 균형, 딱 2가지에 집중해서 개발했다. “만두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입니다. 단독으로 먹어도 맛있고, 다른 음식에 응용하기도 좋죠. 입맛과 용도에 따라 고기 만두, 김치 만두, 야채 만두, 교자 등 총 4종류의 만두를 하나의 세트로 구성했습니다.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죠.”

음식 본연의 맛과 영양학적 설계 또한 놓치지 않았다. “무, 배추, 당근, 두부, 김치, 돼지고기 등 가장 흔한 재료로 속을 채웠습니다. 속에 부대끼지 않고 속이 편안한 비율료 재료를 배합했죠. 야채 만두라고 야채만 넣으면,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야채 교자에는 콩고기를 넣었습니다. 재료 본연의 풍미가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치우치지 않고 담백하고 깔끔한 맛입니다. 이게 바로 약선의 핵심이자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미학이죠.”

약간 심심한 맛이 두 제품의 강점이다. “만두와 육수는 일부러 담백하게 만들었습니다. 기호에 따라 소금을 아주 조금 더하면 풍미가 확 살아납니다. 저는 보통 육수 2포에 소금 2g 정도를 더합니다 담백함 위에 깊이를 더하는 방식이죠. 만두는 오리백숙 같은 보양식에 곁들이기도 합니다. 만두만 더해도, 자칫 고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보양식이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됩니다.”
◇좋아하는 식단에서 ‘양념’만 살짝 바꿔보세요

복을 담은 만두와 다담은 육수 한포는 홈쇼핑, 온라인몰 등에 입점해 호응을 얻고 있다. 구매자들은 “육수 하나로 집밥의 질이 높아졌다”, “간편식인데 속이 편하다”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전용 온라인몰(metashop.co.kr)에서 최저가 공동구매를 진행 중이다.
40년간 책상과 주방을 지켰지만, 보여주고 싶은 게 아직 많다. “고령화, 염증 질환, 장 건강, 암 등의 문제로 식문화가 바뀌고 있습니다. 한국의 발효 음식과 약선은 세계 장수 담론에서 중요한 해답이 될 수 있어요. 현재 저속노화 밥상 꾸리는 법에 대한 책을 집필 중입니다. 일상의 음식이 질병과 노화를 늦추는 도구가 되도록 식사 시간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신제품 개발 제안도 끊임없이 받고 있어요. 어떤 음식이든 좋은 배합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큰 돈을 벌지 않아도 괜찮아요. 값의 고하를 떠나서 그게 제가 살아있는 보람입니다.”
최 연구가는 건강을 위해 당장 모든 식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늙지 않습니다. 조용히, 매일, 식탁 위에서 늙습니다.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원하지 않는 걸 억지로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좋아하는 메뉴에 양념이나 부재료에 약간의 변화만 줘도 전혀 다른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마늘, 생강 같은 재료를 곁들이거나 야채만 추가해도 다른 음식이 되죠. 식후 차를 마셔도 좋고요. 쏟아지는 건강 정보에 나를 끼워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작은 변화만 줘도 우리 몸은 큰 차이를 느낄 겁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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