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자금 최악의 실수 막으려면, 돈 꺼내는 순서 지켜야

2026. 3. 12. 18:06밀레니얼 경제

은퇴 후 돈 꺼내는 순서만 바꿔도 연금 수명이 달라진다

 

“연금 계좌부터 깨는 것은 가장 나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세금을 이미 낸 돈부터 쓰는 것이 기본입니다.”

12일 공개된 ‘은퇴스쿨’에서는 최근 여경진 미래에셋자산운용 팀장이 ‘은퇴 후 연금 인출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여 팀장은 “은퇴 후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얼마를 벌었느냐’가 아니라 ‘어떤 순서로 인출하느냐’”라며 “인출 전략을 잘 짜면 같은 자산으로도 더 오래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은퇴 후 돈 꺼내는 순서… “일반 계좌 → ISA → 연금”

여 팀장은 은퇴 이후 자산 인출 순서를 크게 세 단계로 설명했다. 첫 번째는 일반 금융 계좌다. 예·적금이나 주식 계좌처럼 이미 세금을 낸 돈이다. 두 번째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다. 마지막이 연금 계좌(IRP·연금저축)다. 이 순서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세금 때문이다. 연금 계좌에서 받는 연금소득세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낮아진다.

예를 들어 연금소득세율은 70세 미만은 5.5%, 70~80세는 4.4%, 80세 이상 3.3%로 떨어진다. 여 팀장은 “연간 150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고 가정하면 세율 차이만으로도 매년 약 16만5000원, 10년이면 165만원 차이가 난다”며 “같은 돈이라도 인출 시점을 늦추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케팅3팀 여경진 팀장.  /은퇴스쿨 캡처


또 일반 금융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 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건강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반면 사적 연금은 현재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이 아니다. 그는 “건보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일반 금융자산을 먼저 소진하고 연금 자산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연금 계좌 안에서도 돈이 빠져나가는 순서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 1순위는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이다. 세금이 없다. 2순위는 퇴직금 원금이다. 연금 형태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최대 50%까지 감면받는다. 3순위는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투자 수익이다. 이 경우 연금소득세(3.3~5.5%)가 붙는다. 여 팀장은 “이 순서를 이해해야 지금 내가 인출하는 돈이 세금이 있는 돈인지 없는 돈인지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 1500만원’ 넘기면 세금 폭탄

연금 인출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1500만원이다.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과 투자 수익을 합쳐 연간 1500만원을 초과해 인출하면 초과분에 16.5%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퇴직금 원금은 이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연금에서 세액공제 받은 돈 1500만원을 찾고 퇴직금 500만원을 추가로 인출해도 세금 폭탄은 아니다. 퇴직금은 별도 과세 체계가 적용된다. 여 팀장은 “은퇴 초기에는 세액공제 받지 않은 원금과 퇴직금을 먼저 활용하고, 세액공제 금액과 투자 수익은 최대한 늦게 인출하는 것이 절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ISA 계좌도 연금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게티

ISA 계좌도 연금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SA 만기 자금을 60일 이내 연금 계좌로 옮기면 이전 금액의 10%, 최대 300만원까지 추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ISA 만기 자금 3000만원을 연금저축 계좌로 이전하면, 300만원은 추가 세액공제, 나머지 2700만원은 세액공제 받지 않은 원금으로 분류된다. 이 돈은 필요할 때 언제든 세금 없이 인출할 수 있다. 여 팀장은 “세액공제 혜택을 한 번 더 챙기면서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여 팀장은 은퇴 이후 인출 전략의 예시도 제시했다. 60~65세는 ISA 만기 자금과 세액공제 받지 않은 원금으로 생활, 65~75세는 퇴직금 원금을 10년 이상 나눠 인출퇴직소득세 30~50% 감면, 75세 이후세액공제 받은 원금과 투자 수익 인출연금세율 3.3~4.4% 적용이다. 그는 “같은 연금 자산이라도 인출 전략을 세우면 세금을 줄이고 자산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운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