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7. 13. 13:50ㆍ밀레니얼 경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저자 에릭 와이너
“끝없는 투자 압박에 시달린다면 고대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강조한 ‘충분함’을 배우세요”
13일 방송된 경제 유튜브 채널 ‘머니 명강’에는 베스트셀러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저자 에릭 와이너가 출연했다. 그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인문학적 통찰과 철학적 처방전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한 이력이 있는데, “한국인 특유의 정직함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삶에 대한 열정을 사랑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무기, ‘고통받는 능력’

와이너 작가는 최근 구글의 인공지능(AI) 기업 ‘딥마인드’가 철학자를 영입하는 현상을 언급했다. 그는 “AI 시대의 진짜 과제는 자율주행차 사고의 책임 소재나 일자리 패러다임 붕괴처럼 기술이 아닌 인간의 삶과 정의를 다루는 철학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컴퓨팅이나 환각(hallucination) 같은 기술적 문제들은 결국 해결되겠지만,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혹은 ‘옳고 그름의 차이는 무엇인가’를 묻는 근원적 질문은 철학의 몫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또 AI가 결코 모방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으로 ‘고통받는 능력(to suffer)’을 꼽았다. 와이너 작가는 “AI는 아픔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고통 속에서 의미를 창조하는 진정한 예술을 만들 수 없다”며 “부정적인 경험과 고통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인간만의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물리적 장소가 주는 직접적 경험의 가치도 덧붙였다. 모니터 화면 너머가 아닌 얼굴을 직접 마주하고, 옛 철학자들의 발자취가 남은 거리를 걷는 경험이야말로 상실감을 채워주는 의미의 그릇이 된다고 했다.

◇ 데이터 스모그 시대의 ‘느린 치유’와 투자의 본질
현대인들이 겪는 정보 과잉인 ‘데이터 스모그’를 극복하는 방안으로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20세기 천재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말을 빌려 ‘느린 치유’를 제안했다. 그는 “더 많은 정보가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며, 천재는 사물을 보는 능력만큼이나 다른 것을 무시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서 멈춤과 속도 조절이 중요하다고 했다. 진로를 고민하며 경쟁에 내몰리는 20대 청년들에게도 “무작정 돌진하기 전에 잠시 멈춰(pause) 자신을 진정으로 설레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라”고 당부했다.
일상의 얽힌 인간관계를 풀기 위한 실용적인 조언도 했는데,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 편지를 쓰고 발송을 24시간 미뤘던 벤저민 프랭클린의 습관을 활용해 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을 때 오히려 상대에게 작은 호의를 부탁해 스스로를 유용한 존재로 느끼게 만드는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를 소개하며 관계의 지혜를 전했다.
이 밖에 와이너 작가는 뜨거운 주식 열풍과 관련해 쾌락과 마음의 평화를 강조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철학자 가운데는 최고의 주식 투자자가 됐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에피쿠로스가 ‘충분함(enough)’ 즉 얼마만큼이 충분한가라는 개념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그는 “올바른 마음가짐이 있다면 치즈 한 조각도 만찬이 된다”며 “얼마만큼이 충분한지 스스로 질문할 때 비로소 투자 압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곽창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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