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고수 중학교 교사의 일침 "당신이 주식으로 돈 못 버는 이유"
년째 파란불 주식 계좌
손절 못하는 사람들
한국 증시가 오랜만에 호황을 맞은 요즘, 직장인 이 모(35)씨는 심란하다. 코스피 3000을 앞둔 강세장이라지만 내 주식 계좌엔 파란불이 가득해서다. 3년 전 사둔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 등 주식은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다. ‘대장주인 만큼 언젠가는 오르겠지’라는 생각으로 손절은 못 하고 있지만,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다. 행동경제학 박사인 김나영 양정중 교사는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있어 손절하지 않는 것이라면 괜찮지만, 손실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방치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일(금) 공개된 ‘재테크숟가락’에서 김 교사는 투자자들이 주식 손절매(손해를 보고 파는 것)를 하기 어려운 이유를 심리학적 이론을 곁들여 설명했다. 김 교사는 “우리가 범하기 쉬운 오류를 알고, 투자와 소비에 적용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워런 버핏의 투자 동반자이자 단짝이었던 고(故) 찰리 멍거는 투자에서 일찍이 인간의 이런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투자에서 자신의 능력 범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사람들에게 ‘운전 잘하세요’라고 물으면 80% 이상이 ‘잘한다’고 말하는데 이 역시 ‘자기 확신 편향’이라는 오류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내가 듣고 싶은 정보만 듣는 ‘확증 편향’ 역시 잘못된 투자를 부추기는 오류”라고 설명했다.
워런 버핏 역시 투자에서 자기 확신, 확증 편향 등을 가장 경계했다. 김 교사는 “2013년 워런 버핏은 자신의 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를 공매도한 투자자를 주주총회에 초청해, 왜 공매도를 했는지 물었다”며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를 파악해 자기 확신, 확증 편향에 빠지지 않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아이작 뉴턴의 투자 실패 사례도 소개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라 불리는 아이작 뉴턴은 과거 ‘남해회사’에 투자했다가 상당한 재산을 날렸다. 남해 지역 무역 독점권을 갖고 있던 남해회사에 투자한 뉴턴은 초기에 쏠쏠한 이익을 봤다. 투기 광풍이 불면서 남해회사 주가가 폭등하자, 아이작 뉴턴은 ‘불타기’를 했다. 거품이 꺼지기 시작할 땐 손절매를 하지 않고 ‘물타기’를 했다가 재산 대부분을 잃었다. 김 교사는 “아이작 뉴턴도 남해회사의 주식 차트를 보고 타이밍을 보면서 투자했지만 실패했다”며 “전설의 투자자가 늘 경계하고, 천재 과학자도 실패한 주식 투자에서 ‘나는 다르다’는 생각도 자기 확신, 확증 편향 오류”라고 설명했다.
/이연주 에디터